“환갑 맞은 동백아가씨, 너무 감사합니다”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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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아가씨’ 발표 60주년
부산근현대역사관 특별전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 참석


14일 부산근현대역사관 특별기획전 '동백아가씨' 개막식에서 가수 이미자 씨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14일 부산근현대역사관 특별기획전 '동백아가씨' 개막식에서 가수 이미자 씨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저 누군지 아시죠? 이미자입니다.”

14일 부산근현대역사관에 한국을 대표하는 원로 가수 이미자 씨가 등장했다. ‘엘레지의 여왕’. 가수 이미자를 ‘모르면 간첩’이란 말도 성립이 되지 않는다. 2002년 한국 가수 중 두 번째로 평양에서 이미자 단독 콘서트를 열었으니 말이다. 이 씨가 이날 콘서트홀이 아니라 박물관에 모습을 드러낸 이유가 따로 있었다. 바로 ‘동백아가씨’ 때문이었다.

1964년 발표된 노래 동백아가씨는 이 씨가 부른 한국 최고의 인기곡이다. 부산 출신 고 백영호가 작곡한 동백아가씨의 발표 60주년을 기념, 부산근현대역사관 본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15일부터 열리는 특별기획전 ‘동백아가씨’를 축하하기 위해 참가한 것이다. 이 씨는 “동백아가씨를 부산근현대역사관 본관 첫 특별기획전으로 열어주셔서 너무나 감동받았고 뿌듯하다. 무대에 설 때마다 고맙다고 하지만 여러분들이 너무나 크게 사랑을 주셔서 그 은혜로 오늘 이런 자리가 마련되었다고 생각한다. 너무너무 오랫동안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 60년 동안 잊어버리지 않고 기억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14일 부산근현대역사관 특별기획전 '동백아가씨' 개막식에서 가수 이미자 씨가 참석자들과 함께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14일 부산근현대역사관 특별기획전 '동백아가씨' 개막식에서 가수 이미자 씨가 참석자들과 함께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사실 이 전시는 작곡가 백영호의 장남인 백경권 씨(진주 서울내과 원장)가 동백아가씨 작곡 원본 등 2만 5000여 점의 관련 유물을 부산근대역사관에 기증하면서 성사됐다. 작곡가 백영호는 동백아가씨 외에도 ‘추억의 소야곡’, ‘해운대 에레지’, ‘옥이엄마’ 등 수많은 명곡을 작곡했다. 전시 총 3부 중 1부 ‘부산의 작곡가 백영호’에서 그의 생애와 작곡 활동을 조명한다. 이날 개막식에 참석한 백 원장은 “1991년에 병원을 개원할 때 아버지가 이미자 선생과 같이 찍은 사진을 진료실에 걸어 놓으라고 해서 그렇게 했더니 이미자 아들이라고 소문이 났다. 그래서 고민을 했지만 지금도 걸려 있다”라고 말해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백 원장은 서울내과 안에 백영호 기념관을 운영하고 있다.

또 다른 주인공은 이날 부산근현대역사관 홍보대사로 위촉된 소리꾼 장사익이었다. 장 씨는 “노래 하나가 모든 국민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60년 동안 한결같이 이어졌다. 클래식 음악이 몇백 년 가는 것처럼 우리한테는 이 노래가 그럴 것으로 본다. 동백아가씨는 대중음악의 ‘아리랑’과 같은 노래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장사익은 수준급 연주 실력을 갖춘 백 원장의 피아노 반주로 동백아가씨 등을 구성지게 불렀다.

전시에서는 임시 수도이자 ‘음악 수도’였던 과거의 부산도 만날 수 있었다. 1950년대 부산에는 코로나, 도미도, 미도파(빅토리), 평화, 태평, 오메가 등 다수의 레코드회사가 설립되어, 대중음악의 중심지로서 역할을 담당했다. 작곡가 백영호가 서울에서 피난 온 주류 대중음악인들과 함께 부산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간 것이다. 동백아가씨 노래의 숨은 이야기도 만날 수 있었다. 이 노래는 신성일, 엄앵란 주연의 ‘동백아가씨’ 영화 주제가로 탄생했다. 영화사 측은 주제곡을 부를 가수로 당시 인기 가수였던 최숙자를 원했으나, 작곡가 백영호가 이미자를 발탁했다. 동백아가씨 취입 당시 이미자는 만삭의 몸이었다고 한다. 전시 3부 ‘부산을 부른 노래’에서 만나는 대중가요에 나타난 부산의 지역성도 흥미롭다. 이번 전시는 12월 8일까지 이어진다.


부산근현대역사관 특별기획전 '동백아가씨'가 열리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부산근현대역사관 특별기획전 '동백아가씨'가 열리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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