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장에 자신감 붙었나…개인전문투자자 올해만 3800명 늘어
7개월 만에 신규 등록 작년의 91%
반대매매 하루 439억 원 역대 최대
코스피가 3% 넘게 하락 출발한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실시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등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주식시장 활황 속에 고위험·고수익 투자를 좇는 개인투자자가 늘면서 전문투자자 등록도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격적 투자의 확대로 손실 발생시 피해가 커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금융투자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개인전문투자자 숫자가 2만 6282명으로 집계됐다.
개인전문투자자는 2022년 말 2만 6672명에서 매년 줄어 2024년 말 2만 820명까지 떨어졌으나, 지난해 말 2만 2495명으로 다시 늘기 시작했다. 올해는 1월 2만 3018명에서 7월 2만 6282명까지 7개월 연속 증가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7개월 만에 3787명, 16.8%가 늘어난 규모다.
신규 등록 속도도 빨라졌다. 올해 1~7월 신규 등록자는 1만 1173명으로, 지난해 한 해 신규 등록자 1만 2228명의 91.4%에 이미 도달했다.
개인전문투자자는 일정한 투자 경험과 소득·자산 요건을 갖춰 증권사 심사를 통과한 개인을 말한다. 등록 이후에는 차액결제거래(CFD) 등 고위험 상품에 접근할 수 있고, 일반투자자에게 적용되는 최소투자금액·투자한도 등 보호 규제가 완화되거나 적용되지 않는다.
문제는 증시 상승과 맞물려 빚을 활용한 공격적 투자도 함께 불어났다는 점이다.
국내 10개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예탁증권담보융자 관련 반대매매는 올해 7월 일평균 2258계좌, 438억 68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 622계좌, 33억 7700만 원과 비교하면 계좌 수는 3.6배, 금액은 13배로 폭증한 수치다. 이는 집계가 시작된 2022년 이후 월별 일평균 기준 최고치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하거나 주가 하락으로 담보비율이 기준 아래로 떨어질 때 증권사가 담보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급락장에서 반대매매가 몰리면 투자자 손실이 확정되는 동시에 추가 매물이 쏟아져 시장 하락을 키울 수 있다.
한편 최근 정부가 도입한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 고위험·고수익 상품도 반대매매와 손실 위험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된다. 정부는 상품 도입 두 달여 만에 신규 상장을 중단하고 기본예탁금을 올리는 등 뒤늦게 보완책을 내놨다.
박 의원은 “개인전문투자자가 불과 7개월 만에 3800명 가까이 폭증한 것은 금융당국이 결코 가볍게 넘겨선 안 될 신호”라며 “전문투자자라는 이름 뒤에 숨어 투자자 보호를 무력화하거나 고위험 상품 판매의 규제 우회로로 악용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투자 선택권 확대라는 명분으로 위험을 개인에게 떠넘길 것이 아니라 반대매매와 연쇄 손실을 막기 위한 실효성 있는 투자자 보호장치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