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용범 지각 사퇴·용혜인 겸직, 국정 쇄신은커녕 논란만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사전 조율 실패 청와대의 정무 감각
불찰 넘은 무능 아니냐는 비판 직면

김용범 정책실장이 사퇴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1일 브리핑을 통해 김용범 정책실장이 사퇴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1일 브리핑을 통해 "김 실장이 전날 사의를 표명했고, 이 대통령은 1일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해 7월 브리핑 모습. 연합뉴스

청와대가 지난달 말 단행한 개각의 목표는 선명하다. 국정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약해져 가는 모습을 보이는 국정 동력의 회복과, 정책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인적 쇄신·체제 정비가 그것이다. 공석만 채우는 순차 개각이 아니라 핵심 부처 장관을 한꺼번에 교체하는 모습에서는 국정과제의 추진 속도와 실행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와 다짐도 읽힌다. 하지만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의 이 같은 의지와 정치적 다짐과는 달리 불필요한 논쟁이 불거지면서 개각이 목표로 한 효과는 빛이 바래고 만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든다. 대표적인 것이 개각 발표 이후 뒤늦게 사퇴를 한 김용범 정책실장과 겸직 논란에 휩싸인 용혜인 의원 관련 논란이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관련 책임론으로 인해 개각 전부터 경질이나 사퇴 요구가 제기돼 왔다. 그럼에도 청와대는 개각 발표를 하면서 김 실장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하지 않았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만 바꿔서는 경제 정책 기조에 변화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자 김 실장은 뒤늦게 지난달 31일 사퇴를 했다. 자신이 개각 대상에 포함된 사실도 모르고 미국행에 나섰다가 공항에서 발을 돌려야 했던 구 부총리 사례도 딱하지만 사퇴 시기를 실기한 김 실장 사례는 더 안타깝다. 결과적으로 경제 실책을 시인하는 꼴이 된 셈이면서도 심기일전이라는 개각 효과는 크게 손상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용혜인 의원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비례대표 국회의원만 두 차례 하고 있는 전력과 장관직 수행 능력 등은 논외로 하더라도, 장관이 된 후에 국회의원 자격을 유지하겠다며 버티고 있어서 문제다. 용 의원은 유권자들이 직접 신임해 뽑은 지역구 의원과는 달리 비례대표로 당선된 인물이다. 심지어 당선 당시에는 현재 당적인 기본소득당 소속도 아니었기에 현행 선거법의 맹점을 이용한 당선이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이런 용 의원이 “장관과 의원을 겸직하지 않으면 소속당이 원외 정당이 된다”며 겸직을 고수하려 하니 원내 정당에 대한 국고 보조금 때문이 아니냐는 비판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시기를 놓친 김 실장의 지각사퇴에 대해서는 여권 내부에서조차 비판이 잇따른다. 이 대통령이 김 실장의 사의 표명 하루 만에 사표를 수리한 점으로 미뤄 볼 때 비판 여론에 떠밀려 인적쇄신을 서두른 모습이 역력해서다. 용 의원의 겸직 고수 의사로 인한 논란이 소수정당에 대한 국고 보조금으로까지 번지는 장면에서도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한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비판과 아쉬움은 이 정도 파장도 예상하지 못한 정무 감각을 꼬집는 목소리로 커지는 모양새다. 정무적으로 예민한 사안을 다루면서 사전 조율이 이렇게나 되지 않았던 것은 불찰을 넘은 무능에 가깝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와대와 비서진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