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로365] 부산 관광데이터의 나아갈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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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경 영산대 호텔관광학과 교수

연일 최고기온 기록이 갱신되고 있다. 사람들은 무더위를 피해 바다를 찾고, 야간 관광지를 찾으며, 시원한 실내 공간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런데 우리는 어떻게 사람들의 이러한 움직임을 알게 되는 것일까. 답은 데이터에 있다. 스마트폰을 누르는 손가락 하나, 검색창에 입력하는 단어 하나, 길을 걷는 발걸음 하나까지 모두 데이터가 된다. 우리는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매일 데이터를 만들며 살아가고 있다.

관광도 마찬가지다. 과거의 관광 데이터는 관광객 수, 숙박객 수, 관광지 방문객 수처럼 관광으로 인해 발생한 결과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숫자가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데이터는 관광이 얼마나 이루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할 수 있었지만, 관광객이 왜 그 장소를 선택했고 어떻게 이동했으며 무엇을 경험했는지는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다. 필자는 이러한 데이터를 ‘평면 데이터’라고 생각한다.

관광객 수로 나타난 평면 데이터

다른 정보 조합되면 입체 데이터

무연결 정보 남발 데이터 카오스

새로운 데이터의 중심 축은 시간

미래 세대가 복원할 관광 위해선

시점에 충실한 정보 연결이 중요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위치정보와 소비기록, 검색기록, SNS, 사진과 영상, 교통정보, 날씨, 이동경로 등이 서로 연결되면서 한 명의 관광객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각각의 데이터는 작은 조각에 불과하지만 그 조각들이 서로 연결되는 순간 하나의 관광 경험이 완성된다. 이 같은 데이터는 더 이상 숫자의 집합이 아니라 사람과 공간, 행동과 경험을 함께 설명하는 ‘입체 데이터’로 진화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입체 데이터는 단순히 데이터의 양이 많아진다는 의미가 아니다. 서로 다른 성격의 데이터가 시간과 공간, 사람과 경험이라는 공통된 맥락 안에서 연결되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의 관광객이 언제 어디를 방문했고, 무엇을 소비했으며, 어떤 감정을 남겼는지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이해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데이터는 단순한 기록을 넘어 관광의 맥락을 설명할 수 있는 자산이 된다. 데이터의 미래는 누가 더 많은 양을 모았는지보다 누가 더 깊게 연결할 수 있느냐는 데에 초점이 맞춰진다.

그러나 입체 데이터의 시대가 곧바로 이상적인 미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는 너무 많은 데이터가 생성되면서 또 다른 문제가 나타날 것이다. 데이터가 넘쳐날수록 무엇이 중요한지 판단하기 어려워지고, 서로 다른 데이터들이 연결되지 못한 채 흩어지는 ‘데이터 카오스’의 시대가 올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미래에는 많은 데이터를 보유하는 것이 경쟁력이 아니라,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의미를 찾아내고 연결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

그렇다면 이 거대한 데이터 카오스를 무엇이 정리하게 될까. 필자는 그 중심축이 ‘시간(Time)’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데이터는 주로 공간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어디를 방문했고, 어디에서 소비했으며, 어디에서 사진을 찍었는지가 중요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시간축을 따라 데이터가 연결되기 시작할 것이다. 특정 장소에서 특정 시점에 사람들은 어떻게 움직였고 무엇을 보고 무엇을 경험했는지가 하나의 이야기로 복원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

그 순간 관광은 새로운 차원으로 진화한다. 우리는 더 이상 현재의 공간만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시간도 경험하게 될지 모른다. 물론 물리적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충분한 데이터가 축적되고 이를 시간축을 따라 재구성할 수 있다면 미래의 사람들은 2026년 부산의 거리와 시장, 바다와 축제, 사람들의 일상까지 실제처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현실 속 타임머신은 아니지만 관광의 관점에서는 시간여행에 가장 가까운 경험이 될 수 있다.

관광은 원래 시간을 소비하는 산업이었다. 그러나 미래의 관광은 시간을 소비하는 산업을 넘어 시간을 복원하는 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과거를 기록하는 수준을 넘어 특정 시점의 과거를 다시 체험하게 만드는 시대가 오는 것이다. 그 출발점에는 결국 데이터가 있다.

그렇다면 부산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이제 중요한 것은 관광객 숫자를 하나 더 세는 일이 아니다. 미래 세대가 오늘의 부산을 다시 만날 수 있도록 오늘의 부산을 얼마나 충실하게 기록하고 연결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지금 우리가 만드는 데이터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미래 관광을 위한 시간의 자산이 될 수도 있다.

부산의 관광데이터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필자의 답은 분명하다. 평면 데이터를 넘어 입체 데이터로, 입체 데이터를 넘어 시간축으로 연결되는 데이터로 나아가야 한다. 미래 관광의 경쟁력은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얼마나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살아 움직이게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그때 비로소 부산의 관광은 공간을 넘어 시간을 여행하는 새로운 미래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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