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은 대입 실패 막는 최소한의 안전 장치"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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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 올인은 매우 ‘위험한 도박’ 지적
정시 지원자 10명 중 7명이 수시 실패
수능최저학력기준 적용 대학 대다수
내년 새 교육 과정 도입 리스크도 감안

입시 전문가들은 수시를 준비하더라도 수능 공부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한다. 지난달 28일 열린 2026 대입상담캠프. 김종진 기자 kjj1761@ 입시 전문가들은 수시를 준비하더라도 수능 공부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한다. 지난달 28일 열린 2026 대입상담캠프. 김종진 기자 kjj1761@

고3 수험생들에게 여름방학은 입시의 성패를 가를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3학년 1학기 최종 내신 성적이 확정되면서, 일선 고등학교 교실은 벌써 오는 9월 원서 접수가 시작되는 수시모집 지원 전략을 세우느라 분주하다. 많은 학생과 학부모가 내신 분석과 학교생활기록부 마무리에 매몰돼 ‘수시 올인’을 외치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준비를 등한시 한다. 하지만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 대입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치명적인 실수가 바로 ‘수능 포기’라고 입을 모은다. 수시를 준비하더라도 수능은 대입 실패를 막는 최후의 보루이자 필수 요건이기 때문이다. 특히 현행 2015 개정 교육과정으로 치러지는 마지막 입시라는 특수성까지 더해져, 수능 경쟁력을 잃는 순간 낭패를 볼 수 있다.

■수시 지원자 57% “수능 안 해”

수시모집 시즌이 다가오면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은 단연 ‘수능(정시) 준비를 병행할 것인가’이다. 내신과 학생부 관리, 수능 대비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큰 부담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입시 통계는 수험생들의 막연한 기대가 얼마나 위험한지 여실히 보여준다. 입시정보 플랫폼 진학사가 2026학년도 대입 수시 지원자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이 훌쩍 넘는 57.3%(860명)가 ‘정시를 준비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전혀 준비하지 않는다’가 40.8%, ‘거의 준비하지 않는다’가 16.5%로 나타나, 상당수 수험생이 수시 지원에 대입의 모든 가능성을 걸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이러한 ‘수시 올인’ 전략이 통계적으로 매우 위험한 도박이라는 점이다. 진학사가 2026학년도 정시 지원자 164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72.2%(1191명)가 수시에서 불합격한 뒤 정시에 유입된 이른바 ‘수시 탈락자’로 집계됐다. 특히 이 비율은 고3 재학생으로 한정할 경우 무려 86.0%까지 치솟는다. 수시에서 입시를 끝내겠다며 수능을 외면했던 재학생 10명 중 8~9명이 결국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치열한 정시 경쟁에 내몰리게 된다는 뜻이다.

진학사 우연철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시 상담을 하다 보면 자신의 합격 가능성을 높게 판단해 수능 준비를 소홀히 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며 “하지만 실제로는 많은 수험생이 수시 이후 정시까지 입시를 이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재학생들의 경우 수시 탈락 이후 대안이 없어 입시 실패로 이어지기 쉽다”며 “수능 성적은 대입 실패를 막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임을 명심하고 마지막까지 수능 학습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최저학력기준과 ‘재수 불가’ 리스크

현장에서도 여름방학 수능 공부의 중요성을 강하게 역설한다. 우선, 수시 학생부 교과 전형이나 논술 전형의 경우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대학이 대다수다. 게다가 최근에는 중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도 수능 최저를 요구하는 곳이 늘고 있다. 수시 모집 요강에 맞춰 내신 산출을 아무리 자신에게 유리하게 뽑아내고 화려한 학생부를 구축하더라도, 결국 수능 최저를 맞추지 못하면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다. 나아가 수시 교과·종합 전형과 논술 모두에서 경쟁력이 다소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학생이라면 더욱 정시 모집을 바라보고 수능에 집중해야 한다.

올해 수능을 끝까지 쥐고 가야 하는 또 다른 결정적 이유는 2015 개정 교육과정으로 치러지는 마지막 대입이라는 점이다. 2028학년도 대입부터는 새로운 교육과정이 도입되고 5등급제 내신이 전면 시작된다. 이로 인해 많은 대학이 당장 내년 학생부 교과 전형부터는 졸업생의 지원을 차단할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올해 고3은 ‘재수가 불가능하다’는 배수진을 치고 입시에 임해야 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마지막 수능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올해 졸업생(N수생)들의 수능 응시 인원이 역대 최대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N수생들의 대거 유입은 재학생들의 수능 등급 하락, 즉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률 저하와 정시 경쟁력 약화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재학생들은 평소 모의고사보다 자신의 정시 경쟁력을 훨씬 보수적으로 평가해야 하며, 수시 지원 역시 철저히 ‘수능 성적’이라는 든든한 백업 라인을 구축한 상태에서 전략을 짜야 한다. 수능으로 갈 수 있는 대학의 범위를 가늠해 둔 뒤, 이를 바탕으로 수시 지원 대학의 상·하한선을 결정하는 것이 정석이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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