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손 놓은 산업계… 울산 ‘현대 타운’ 텅 비었다
자동차·중공업 동시 하계휴가
북구·동구 상점들도 “쉽니다”
휴가 뒤엔 ‘임단협 고개’ 남아
3일 울산 동구 전하동 일대 상가들이 HD현대중공업 휴가에 맞춰 휴업 중이다. 오상민 기자 sm5@
현대자동차와 HD현대중공업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휴가 전 마무리하지 못한 채 나란히 하계휴가에 돌입하면서 울산 북구와 동구 상권이 깊은 침체에 빠졌다. 휴가 직전까지 이어진 부분파업에 더해 양대 기업이 동시에 생산라인을 멈추자 ‘도심 공동화’ 현상이 덮쳐 지역 소상공인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3일 현대자동차 5공장이 위치한 울산 북구 신전마을의 염포로 일대는 평일 점심시간인데도 한산했다. 근로자를 상대로 운영하던 식당과 병·의원, 미용실 등은 일제히 문을 닫았고, 상가마다 휴가를 알리는 안내문이 내걸렸다. HD현대중공업이 자리한 동구 서부동과 전하동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평소 점심시간이면 빈자리를 찾기 어려운 전하공영주차장(147면)과 일산복개천공영주차장(83면)은 오토바이 몇 대만 남은 채 한산했다. 두 주차장은 월주차 비율이 각각 40%, 20%에 달해 평소 근로자 차량으로 대부분 채워지지만, 이날은 빈 공간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올해는 양대 제조업체가 일제히 하계휴가에 들어가면서 울산 산업도시의 ‘도심 공동화’ 현상이 동구와 북구 전역으로 확대됐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1일부터 오는 9일까지, HD현대중공업은 같은 날부터 오는 13일까지 하계휴가를 실시한다. 협력업체를 포함한 양사 임직원 8만여 명이 동시에 생산 현장을 떠나면서 근로자 의존도가 높은 지역 상권도 휴업 상태에 들어갔다.
하지만 상인들이 더 걱정하는 것은 휴가 이후다. 현대차와 HD현대중공업 노사가 임단협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휴가에 들어간 데다, 현대차 노조는 휴가 직전까지 세 차례 부분파업을 벌였다. 공장이 다시 돌아간 뒤에도 교섭 장기화나 추가 파업으로 잔업·특근 등이 줄어들 경우 근로자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상인은 “휴가는 며칠이면 끝나지만 파업이 길어지면 손님도 그만큼 줄어든다”며 “휴가 전 부분파업 때도 저녁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는데, 휴가가 끝난 뒤에도 파업이 이어질까 그게 더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오상민 기자 sm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