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김해신공항' 유감

이상윤 논설위원 nurum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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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시절 밀양과 가덕도의 치열한 유치 공방 끝에 동남권 신공항은 김해공항을 확장해 건설하는 김해신공항으로 결론이 났다. 그게 딱 10년 전의 일이다. 당시 김해신공항은 2021년에 본 공사에 들어가 2026년에는 개항하기로 일정이 잡혀 있었다.

당시 국토교통부가 설정한 김해신공항 연간 이용객 목표는 3800만 명. 정부 일각에서는 과도한 수준이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김해공항의 국제선 이용객이 2018년 1000만 명을 돌파하면서 그런 목소리는 수그러들었다. 국제선 이용객 1000만 명 돌파 시점이 정부 예측보다 7년이나 빨랐기 때문이다.

동남권 신공항 건립은 이처럼 한적한 공항을 미래 수요에 대비해 미리 키우자는 식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미 공항 시설이 견디기 힘들 정도로 포화 시점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시급히 새로운 시설을 확보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깔린 문제였다.

당초 예정대로 김해신공항이 올해 개항을 했다면 지금쯤이면 국제선 장거리 노선이 엄청나게 늘어난 상태로 대형 여객기가 날아다니는 장면이 현실화했을 터이다. 소음 피해로 인한 주민들의 민원이 전무하고 더 긴 활주로를 갖춘 완벽한 신공항을 바라는 이들에게는 다소 아쉬울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에서 인천국제공항에 버금가는 신공항이 수도권과 대척 지점인 동남권에서 현실화하는 장면은 지역 균형발전을 비롯한 여러 측면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계기가 됐을 게 분명하다.

하지만 현실에선 민주당이 2021년 특별법 제정을 통해 가덕신공항 건립으로 방향을 튼 뒤 특별법 제정 전후로 9년 세월이 흘러 버렸다. 엑스포 유치를 지렛대로 2029년에라도 가덕신공항을 조기 개항하려 했던 시도도 있었지만 결국 윤석열 정권 몰락 이후 조기 개항조차 건설업체의 몽니로 무산된 게 지난해의 일이었다.

현 시점에서 김해신공항과 가덕신공항 중 어느 쪽이 더 낫다는 논쟁은 무의미하다. 입지를 놓고 그동안 벌일 수 있는 논쟁은 다 벌였기 때문이다. 남은 것은 신공항을 얼마나 빨리 개항할 수 있느냐는 문제 뿐이다.

때마침 최근 부산을 비롯한 동남권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밀물처럼 밀려들고 있다. 부산에만 외국인 관광객 400만 명 돌파가 올해 확실해 보일 정도다. 이 지역 외국인 관광 흥행 롱런을 바라는 마음만큼이나 올해 개항할 수도 있었던 신공항의 건설 지연이 아쉬운 건 솔직한 심정이다.


이상윤 논설위원 nurum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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