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트램 합법적 중단책 못찾아 일단 ‘재개’
막대한 배상에 공무원 책임 소재도
내년 공사 계약 전 대책 모색 병행
31일 울산시가 트램 회의를 열었지만, 합법적 중단책을 찾지 못해 사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다만 철저한 사업 준비와 중단책 모색을 병행하기로 했다. 울산시 제공
합법적인 사업 중단 방안을 찾지 못해 일단 멈춰 섰던 울산 도시철도 1호선(트램) 사업의 행정 절차가 재개된다. 위약금 없이 공사를 일시 정지할 수 있는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아 우선 정지 조치를 풀되, 본공사 계약이 체결되는 내년 2월 전까지 출구 전략을 계속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31일 울산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7일에 이어 이날 트램 관련 대응 실·국장 회의를 열고 사업 중단 방안을 논의했으나 뚜렷한 타개책을 찾지 못했다. 설계와 시공을 일괄 입찰하는 ‘턴키 방식’으로 한신공영 컨소시엄 등과 우선 시공 계약을 맺은 상태여서, 귀책 사유 없이는 계약을 취소할 수 없다는 법률 자문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시민 공론화 조례 제정을 통한 사업 중단도 고심했지만, 시의회에서 조례가 부결됐다. 설령 시민 공론화 결과가 나오더라도 이미 체결된 계약을 해지할 만한 법적 근거가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타당성 재조사 또한 1년 정도의 기한이 예상돼 현실적인 대안이 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방계약법상 울산시가 추가 비용 지급 없이 사업을 멈출 수 있는 기한은 최대 60일이다. 앞서 지난달 29일 업체 측에 중단을 통보해 이미 33일을 소진했다. 남은 기한은 27일에 불과해 향후 돌발 변수에 대비해 남은 정기 기한을 확보해 두고자 행정 절차를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지자체가 임의로 사업을 지연시킬 경우 부담해야 할 후폭풍은 상당하다. 시공사가 향후 얻을 이행 이익까지 포함해 막대한 배상금을 물어줘야 할 수도 있다. 업무를 처리한 공무원에게 직권남용 등 형사상 책임을 묻거나 민사상 구상권이 청구될 가능성도 크다. 컨소시엄 구성 업체들 역시 회사 내부의 업무상 배임 문제를 우려해 지자체의 합의 해지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시는 공사 계약이 이뤄지는 내년 2월 이전까지 중단할 수 있는 대책 모색을 이어 나갈 방침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박맹우 전 울산시장은 “트램은 도로 용량을 줄이는 사업인 만큼 완공 이후에도 교통 혼잡이 계속될 것”이라며 “손해배상을 감수하더라도 시민을 설득해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상욱 울산시장은 “트램 논란이 진영 간 소모적 논쟁으로 번져서는 안 되며 시민들의 집단지성으로 결정할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실제 본공사에 들어가기 전까지 사업을 멈출 수 있는 합법적 방안을 계속해서 찾아 달라”고 당부했다.
오상민 기자 sm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