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라듐·희토류·니켈… 땅 속 채운 ‘기회’ [알고 가자, 북극항로]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⑨ 핵심 광물의 보고

첨단산업 필수광물 매장 풍부
에너지 안보차원 확보 ‘사활’

2013년 10월 한국 선사로는 처음으로 현대글로비스가 빌린 스테나해운의 유조선이 에너지 원료를 싣고 35일간의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부산일보DB 2013년 10월 한국 선사로는 처음으로 현대글로비스가 빌린 스테나해운의 유조선이 에너지 원료를 싣고 35일간의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부산일보DB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빙 가속화로 북극권이 열리면서, 북극항로를 통한 물류 이점은 이미 많이 알려져 왔다. 하지만 북극권의 또다른 가능성은 땅 속에도 숨어 있다. 바로 첨단 산업 및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들이 이곳에 대량 매장돼 있는 것이다.

22일 북극권 광물 자원에 대한 해외 언론의 보도 내용을 분석한 한국무역협회(KOTRA)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광물 공급망에서 북극권이 차지하는 핵심 광물 매장 현황과 생산 비중은 매우 높다.

보고서는 광택이 있는 은백색의 금속 팔라듐의 경우, 전 세계 매장량의 약 44%가 북극권에 매장돼 있으며, 생산량 기준으로는 전 세계 50% 이상이 이곳에서 나온다고 소개했다. 팔라듐과 유사한 백금류 매장량 또한 전 세계 약 13%가 북극권에 있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 쓰이고, 영구 자석, 전기차 모터, 풍력 터빈 제조에 반드시 필요한 희토류는 전 세계 매장량의 약 11%가 북극권에 매장돼 있다. 배터리 양극재의 핵심 소재인 니켈도 전 세계 매장량의 약 8.1%가 북극권에서 나온다. 이밖에도 구리(세계 매장량의 약 9%), 코발트(약 4.4%), 천연흑연(약 7.3%), 텔루륨(생산량의 약 20%) 등 2차전지 및 반도체 산업에 필수적인 자원들도 광범위하게 분포돼 있다.

이런 광물들은 주로 그린란드와 북극권 러시아와 캐나다, 알래스카 등지에 분포한다. 이 중에서도 그린란드는 유럽연합(EU) 지정 34개 핵심 전략 원자재 중 25개가 다량 매장돼 있는 ‘자원의 보고’다.

주로 희토류, 니켈, 코발트, 우라늄, 아연, 흑연, 구리 등이 그린란드 지하에 매장돼 있는데, 특히 그린란드 남부 콰네필드(Kvanefjeld) 광산에는 약 1100만 톤 이상의 희토류 산화물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돼 세계 최대급 매장지를 자랑한다.

러시아 시베리아 북부 노릴스크(Norilsk) 지역은 세계 최대 규모의 광산과 제련 인프라가 이미 가동 중이다. 노릴스크 지역에서는 세계 최대의 고품질 니켈과 팔라듐이 생산되며, 구리, 코발트, 백금 생산도 활발하다.

캐나다 북극권 누나부트(Nunavut) 지역과 알래스카 북부 연안 지역은 북미 대륙의 자원 안보 측면에서 개발 잠재력이 매우 높은 지역으로, 니켈, 코발트, 구리, 금, 아연, 흑연 등이 매장돼 있다.

이처럼 첨단산업에 핵심적으로 쓰이는 광물들이 북극권에 풍부하게 매장돼 있는 탓에, 북극항로는 단순한 물류 수송 기간 단축 경로라는 의미를 넘어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의 새로운 수송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희토류 생산량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중국 등 특정 국가에 대한 핵심 광물 의존도를 낮추는 ‘에너지 안보’ 목적에서라도, 미국과 EU, 일본 등 주요국이 북극권 자원 개발 및 개발사업 지분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해빙으로 인해 채굴과 개발이 본격화될 북극권 광물을 아시아 및 유럽의 제조 거점으로 수송할 수 있도록 북극항로의 정기 운항 서비스 개설 등을 준비해 경쟁력을 높여야 할 때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