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돈을 번다'…안유진 ‘40억 아파트’ 당첨에 청년은 '허탈'
"현금 없는 2030 바보 만들어"
안유진 인스타그램 캡처, 서울 서초구 디에이치 방배 전경.
아이돌 그룹 아이브(IVE)의 멤버 안유진이 서울 서초구 '디에이치 방배' 청약에 당첨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현행 청약 제도가 자산가들에게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3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안유진은 오는 9월 입주를 앞둔 방배5구역 재건축 단지인 '디에이치 방배' 청약에 당첨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측은 이에 대해 "개인적인 사안이라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업계에서는 연령대와 무주택 기간 등을 고려할 때 안유진이 높은 가점을 필요로 하지 않는 추첨제 물량을 통해 당첨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디에이치 방배는 일반분양 650가구 중 215가구를 추첨제 물량으로 배정했으며, 청약 당시 5만 명이 몰려 평균 9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정부가 2023년부터 투기과열지구 내 1·2인 가구 청년 가구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전용 60㎡ 이하와 60~85㎡ 이하 일반공급에 각각 60%와 30%의 추첨제 비율을 신설한 데 따른 결과다. 이 추첨제 물량의 75%는 무주택자에게 우선 배정되며, 나머지 25%는 탈락한 무주택자와 1주택자 중에서 선정된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디에이치 방배는 주변 시세보다 훨씬 저렴하게 공급됐다. 2024년 8월 분양 당시 분양가는 전용 59㎡ 17억 250만 원, 전용 84㎡ 22억 4300만 원, 전용 101㎡ 25억 원, 전용 114㎡ 27억 6200만 원 선이었다.
추첨제 물량은 전용 84㎡ 이상에만 배정되었는데, 현재 이 평형의 호가가 40억 원 수준에 달해 당첨 시 약 18억 원 안팎의 시세 차익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실제로 인근 '방배그랑자이' 전용 84㎡가 지난 4월 31억 4000만 원(18층)에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방배그랑자이가 2021년에 입주한 점을 고려하면 디에이치 방배의 실제 가치는 이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이번 안유진의 당첨 소식을 접한 대다수 무주택 서민과 청년층 사이에서는 허탈감을 넘어 청약 제도 자체에 대한 강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시세보다 저렴하다고는 하나, 당장 계약을 체결하고 분양권을 유지하기 위해 요구되는 초기 자금 장벽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다.
디에이치 방배는 계약금 비율이 20%라 전용 84㎡의 경우 현금 4억 원이 있어야만 계약금을 낼 수 있다. 게다가 중도금 이자 후불제 혜택도 적용되지 않아, 중도금 대출을 받을 경우 매달 수백만 원에 달하는 이자 비용을 고스란히 감당해야 한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비롯한 온라인 공간에서는 "현행 청약 제도가 사실상 현금을 쥐고 있는 일부 극소수에게만 로또 기회를 주는 기만적인 시스템"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현행 청약 제도가 일부 극소수의 가용 현금 있는 사람에게만 로또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라며 "일반 청년은 그 정도의(안유진만큼의) 가용 현금이 없다. 추첨제라고 해도, 추첨을 넣을 수 있는 자격 자체가 넘을 수 없을 정도의 벽인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른 누리꾼은 "현금 없는 2030 무주택자들을 바보로 만들고 있다"라고 했다.
류선지 부산닷컴 기자 su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