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개화 예측 왜 이리 빗나가나 했더니…
진해 관측목 3그루 한 곳에 집중
이상기후 현실 제대로 반영 못 해
지난달 29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여좌천(위)과 경화역 일대 모습. 같은 날인데도 벚꽃의 개화 정도가 다소 차이를 보인다. 강대한 기자 kdh@
“여좌천은 만개했는데, 경화역은 아직?” 성황리에 개최된 우리나라 봄철 꽃놀이 대표 축제 ‘진해군항제’의 벚꽃 개화율을 확인하는 관측 나무가 10년 넘도록 한 지점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진해 지역 내에서도 벚나무마다 꽃 피는 정도에 큰 차이를 보이면서 관측목 자체를 분산·확대해 관리할 필요가 있단 지적이 나온다.
31일 부산지방기상청 등에 따르면 경남 창원시 진해구 벚꽃은 지난달 24일 개화를 시작으로 30일 만개했다. 개화는 벚나무 전체의 꽃이 20%를 폈을 때, 만개는 80% 이상을 의미한다. 창원 전 지역의 벚꽃 개화율을 확인하는 관측목은 진해구 여좌동 여좌천 로망스다리 옆 벚나무 3그루로, 2015년부터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다만 벚나무 36만 그루가 심겨 있는 진해에는 로망스다리만큼 유명한 관광지인 경화역도 있다. 로망스다리만큼 관광객이 몰리는 곳으로 기차와 철도, 벚꽃이 어우러지며 ‘인생샷’을 남기는 장소로 일찍이 입소문을 탔다.
로망스다리와 경화역은 3km 이내 지척에 있으며 관광객 대부분은 으레 두 곳의 벚꽃을 둘러보며 꽃놀이를 즐긴다. 문제는 로망스다리와 경화역의 개화율이 큰 차이를 보여 관광객들의 혼선이 빚어진다는 점이다. 벚꽃 만개 직전이던 지난달 29일을 기준으로 육안상 로망스다리 개화율이 70~80%에 달했던 반면 경화역은 30~40% 수준이었다.
같은 날 진해에서 만난 김정애(69) 씨는 “곧 만개한다는 소식에 손자와 함께 서둘러 경화역을 방문했다가 생각보다 벚꽃이 덜 펴 아쉬움이 있었는데, 로망스다리는 벚꽃이 활짝 펴 다행”이라고 말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는 공공기관의 개화율을 확인해 꽃놀이 목적지를 설정하기보단 SNS를 통해 실시간 현지 상황을 파악하는 실정이다.
공신력 강화 차원에서라도 관측목을 분산·확대하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노거수를 찾는 사람들’ 대표 활동가이자 조경 전문가인 박정기 씨는 “벚꽃은 국소적인 장소에 따라 개화 시기가 다르고 날씨에도 민감한 생활권 수목”이라면서 “우리나라 기상 관측 수준도 높아져 지역별 개화 시기를 특정하지 못하는 것도 아닌데, 벚꽃 관측목을 한 곳에만 두는 건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