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이정현 공관위 전원 사퇴
"판을 바꾸려는 시도 있었다" 자평
당내 "원칙 없는 실패한 공천" 혹평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31일 서울 중앙당사에서 경선 결과 발표를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6·3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회의 이정현 위원장과 위원 전원이 31일 일괄 사퇴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공관위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마무리했다”며 사퇴 입장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그 동안의 공관위 활동에 대해 “많은 반발과 갈등이 있었고, 삭발과 항의도 있었다”며 “결코 가볍지 않은 과정이었으나 그만큼 기존 틀을 건드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천은 비록 시끄러웠지만 그 안에는 판을 바꾸려는 시도가 분명히 담겨 있었다”며 “이 공천이 자리 경쟁으로 끝나지 않고 정치 변화를 향한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공관위 활동에 대한 당내 전반적인 평가는 극도로 싸늘한 편이다. 앞서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을 느닷없이 컷오프(공천 배제) 시켰다가 하루 번에 이를 번복하고, 대구에서는 여론조사 1, 2위를 공천 배제해 지역 정치권의 거센 반발을 부르기도 했다. 단수 추천과 컷오프 대상자들에 대한 잣대가 제각각이어서 ‘원칙이 무엇이냐’는 비판이 거셌다. 이 때문에 대구시장의 경우, 컷오프 된 주호영 의원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여전히 출마를 고수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이런 균열을 파고들면서 사상 처음 보수 텃밭을 민주당에 뺏길 것이라는 위기감마저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약세 지역인 호남은 물론 승부처인 경기지사 공천도 구인난 속에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당 관계자는 “이 위원장이 쇄신 공천을 앞세워 무딘 칼을 마구 휘둘렀지만, 원칙이 없으니 승복도 감동도 없었다”면서 “본선 경쟁력을 오히려 훼손한 실패한 공천”이라고 혹평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은 16개 광역단체장 중 인천·충남·대전·세종·강원·울산·경남·제주 등 8곳의 공천을 마쳤으며, 서울·충북·대구·경북·부산 등 5개 지역은 경선이 진행 중이다. 경기도와 전북 등 2곳은 후보를 물색 중이고, 전남·광주는 이 위원장 자신이 출마를 시사한 상태다. 장동혁 대표는 이 위원장의 사퇴 발표 직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천을 위해 애써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며 “남은 지방선거와 보선 공천은 별도의 공관위를 꾸려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새 공관위원장은 현역 중진 의원이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