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수도권 통근버스 운행 중단 초읽기…직원들 ‘한숨’
공공기관 통근버스 중단 지시
진주혁신도시 70대 운행 앞둬
실효성 논란…지역 근무 기피 우려
경남진주혁신도시 전경. 진주시 제공
전국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직원들의 지역 정주율 향상을 위해 수도권 통근버스 운행이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정체기에 빠진 정주율이 개선될 기대가 나오지만 일각에선 오히려 역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15일 경남진주혁신도시 공공기관과 진주시 등에 따르면 이전 공공기관 11곳 중 통근버스를 운행하는 기관은 총 7곳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한국남동발전·국토안전관리원·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국방기술품질원·한국산업기술시험원·한국승강기안전공단 등으로 모두 합쳐 70대가량을 운행한다.
버스 운행 대수가 가장 많은 건 근무 인원이 가장 많은 LH로, 매주 55대가량이 움직인다. 그다음은 남동발전으로 3대, 그 외엔 1~2대 정도다. 대부분 금요일에 진주에서 출발해 일요일 저녁이나 월요일 새벽 다시 진주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가족·교육 등 여러 문제로 수도권을 오가는 직원들을 위해 공공기관 이전 당시부터 이어져 온 ‘복지’였지만 조만간 운행이 중단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공공기관을 이전해 놓고 서울로 가는 전세버스를 대주고 있다. 그래서 내가 못 하게 했다. 공공기관 이전 효과가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통근버스를 없애 공공기관 임직원의 혁신도시 정착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정부는 각 공공기관에 오는 6월까지 통근버스를 없애라고 지시한 상태다.
진주혁신도시의 경우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은 오는 20일, 국토안전관리원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29일 운행을 중단한다. 버스 업체와의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 나머지 4곳은 6월 말 운행을 마칠 예정이다. 혁신도시 내 한 식당 점포주는 “주말에는 혁신도시 전체가 텅텅 비는 느낌이 있다. 이번 정책이 상권 활성화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취지는 공감하지만 대체 교통수단 등 대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성급한 추진이라는 지적이다. 진주혁신도시에서 근무하는 공공기관 직원들은 5000명이 넘는다. 대부분 지역에 자리를 잡은 상태며, 이 중 700명 정도는 부모 봉양이나 배우자 직장, 자녀 교육 등 문제로 불가피하게 수도권을 오간다. 당장 통근버스를 없애도 결국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 수도권을 오가는 만큼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오히려 좌석이 제한돼 있는 광역교통 예약 전쟁이 벌어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한 공공기관 직원은 “매일 수도권으로 오가는 중부권 통근버스를 없애는 거라면 정주율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가족을 보기 위해 주말에만 수도권을 오가는 남부권은 사정이 다르다. 어떻게든 수도권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 결국 직원 불편만 가중된다. 오히려 직원들의 사기를 꺾고 본사 근무를 꺼리는 원인이 될까 걱정된다”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LH를 비롯한 일부 공공기관은 수도권 외근이나 순환 근무가 많은 편이다. 통근버스를 단순 출퇴근용이 아닌 근무의 수단으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LH 노조 측은 “통근버스는 개인의 편의를 위한 제도가 아니라 순환보직 체계에서 조직 운영의 안정성과 업무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보완 수단이다. 이를 정주율 저하의 원인으로 보는 것은 통근버스 운영 취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해석”이라고 강조했다.
경남도나 진주시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당장 이용객이 어느 정도가 늘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내·광역버스를 증차하기도 쉽지 않다. 경남도 관계자는 “사태 추이를 살피고 있다. 업체와 혁신도시를 경유하는 노선 신설이나 증차 여부를 논의 중이지만 쉽지 않다. 당분간은 불편함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