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파로 채울 트럼프의 내각·백악관 인선 촉각…일론 머스크 중용 [트럼프 재집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내년 1월 출범하는 2기 트럼프 행정부 내각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일각에서는 철저하게 충성파 인사들을 중심으로 채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트럼프는 집권 1기 때 공화당 내 인재풀에 의지했다. 하지만 이는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을 비롯, 이른바 ‘어른들의 축’으로 불리는 허버트 맥매스터 전 국가안보보좌관,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 등과 잦은 마찰로 이어졌다. 이들은 자리에서 물러난 뒤 트럼프의 기행을 비판하며 반트럼프 진영의 최선봉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이번에는 자신과 정치적 코드가 맞는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공화당원으로 불리는 추종세력을 다수 기용한다는 구상인 것은 물론 이미 가용 인재 리스트를 확보했을 것이라고 보는 이들이 많다. 트럼프 진영에선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핵심이 돼서 일찍부터 2기 내각과 백악관에서 기용할 인사들에 대한 검증작업을 벌여왔다는 얘기도 워싱턴 정가에 나돌았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수일 혹은 수주 내로 2기 행정부에서 일할 인선을 단행할 예정이다. 이에 일부 자리에는 벌써부터 다양한 인사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현지 시간) 스콧 베센트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첫 재무장관 후보군의 선두 주자로 여겨지고 있다고 전했다. 헤지펀드 회사 ‘키스퀘어그룹’ 창업자인 베센트는 지난해 트럼프 캠프에 경제 고문으로 합류했다. 트럼프는 최근 베센트에 대해 “월스트리트의 최고 애널리스트 중 한 명”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다만 베센트는 이날 CNBC 방송 인터뷰에서 “보직에 관한 논의는 없었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하는 일은 무엇이든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수장인 국무장관 후보로는 릭 그레넬 전 독일대사,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거론된다. 그레넬은 트럼프 집권기인 2018년 5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주독일 대사로 재직했고, 국가정보국(DNI) 국장 대행을 수개월간 맡았으며 오브라이언 전 장관은 상원의 무난한 인준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국방장관 후보로는 시민들의 무질서에 19세기 초 발효된 ‘폭동진압법’을 발동해야 한다고 주장한 육군 장교 출신 탐 코튼 상원의원(아칸소), 이라크 파병 경력의 리 젤딘 전 하원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언급된다.
특히 선거 기간 내내 총력전을 펼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2기에서 어떤 형태로든 정부 행정에 관여할 가능성이 작지 않아 보인다. 트럼프는 정부 규체 철폐를 위한 ‘정부효율위원회’의 수장으로 머스크를 기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선거운동 기간 밝혀왔다.
트럼프와 머스크가 함께 구상한 정부효율위는 연방 정부 각 부처의 회계 장부를 샅샅이 훑어 예산 낭비성 프로그램에 대한 재정 지출을 삭감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백악관 비서실장 후보로는 트럼프 재선 캠프에서 핵심적 역할을 맡고 있는 수지 와일스가 종종 거론돼왔다. 또 대이란 강경파'이자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지지했던 카쉬 파텔 전 백악관 대테러담당관은 중앙정보국(CIA) 국장 또는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기용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