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전쟁' 이스라엘, ‘직접 타격설’ 고개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이란 공격 받은 후 재보복 천명
전면전 등 대응 방식 세계 이목

석유 생산 시설·군 기지 가능성
미국 지원 필요 핵 시설은 희박
지상전 격렬 장기전 발목 우려도

2일(현지시간) 레바논 국경 근처 이스라엘 포병 진지에서 이스라엘 군인이 포탄 앞을 지나가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레바논 국경 근처 이스라엘 포병 진지에서 이스라엘 군인이 포탄 앞을 지나가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중동에 전쟁의 먹구름이 잔뜩 드리웠다. 대이스라엘 저항의 축 핵심인 이란이 헤즈볼라, 하마스 지도자 등의 암살에 대한 보복으로 200여 발의 탄도미사일 공격에 나섰고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재보복을 천명한 상황이다. 그간 이란에게 공격 흔적이 남지 않는 이른바 ‘그림자 전쟁’을 이어온 이스라엘이 직접 타격에 나설지 대응 방식에 이목이 쏠린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과거와 달리 더 강력하면서 공개적인 방식으로 보복을 준비하고 있다. 이스라엘 국가안보위원회에서 이란 전략을 감독했던 전직 고위 안보 관리인 요엘 구잔스키는 “지금 우리의 상황은 이전과 다르다. 군과 국방 전문가, 분석가, 정치인들 사이에는 이란의 공격에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는 일치된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수십 년간 직접 충돌을 피해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스라엘은 은밀한 형태로 이란 핵시설을 타격하거나 이란 고위 관리들을 암살해 왔다. 이에 이란 역시 직선거리로 1000km 이상 떨어진 이스라엘을 직접 타격하지 않고 가자지구의 하마스,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등 대리 세력을 동원해 이스라엘과 무력 대치해 왔다.

이에 이스라엘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실행에 나설지 국제사회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6명의 이스라엘 관리와 미국 고위 관리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아직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일각에서는 이스라엘의 재보복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대니 다논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이날 CNN 방송에 출연해 이스라엘 전시 내각이 가능한 선택지를 검토 중이라면서 이스라엘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간밤에 벌어진 일은 전례 없는 대응이었고, 오늘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내가 말했듯 매우 강력하고 고통스러운 대응이 있을 것이다. 곧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인 이스라엘의 이번 재반격 수위는 미국이 제공하는 실질적, 수사적 지원 수준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지난 4월 이란의 첫 이스라엘 본토 공격 당시에 비해 훨씬 강력할 것이라는 데에 무게가 실린다. 공격 목표에 대해서도 다양한 전망이 쏟아진다. 세계 주요 언론 등 보도를 종합하면 이스라엘은 이번에 이란의 석유 생산 시설과 군 기지를 공격 목표로 삼을 수 있다. 석유 시설 공격의 경우 서방의 장기 제재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이란 경제에 충분한 타격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스라엘 관리들에 따르면 일부 언론에서 언급한 것과 달리 이스라엘은 아직 이란 핵시설을 타격하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땅속 깊숙한 곳에 있는 이란의 핵시설을 타격하려면 미국의 지원이 있어야 하는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기 때문이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