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속 막 오른 금정 보선, 유세 열기 벌써 ‘후끈’
세 후보 출정식 갖고 13일간 열전 돌입
김경지, 침례병원 앞에서 공공화 공약 강조
윤일현, 롯데마트 사거리 유권자 표심 잡기
류제성, 부곡시장서 당 차원 전력 투구
민주·국힘 시당도 침례병원 주도권 싸움
10·16 금정구청장 보궐선거가 3일 가을비 속에 막을 올렸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조국혁신당 후보 3명은 나란히 ‘우중 출정식’을 갖고 13일 간의 열전을 시작했다. 시큰둥하던 선거 분위기는 공식운동 기간을 즈음해 서서히 달아올랐지만, 휴일에 비까지 겹친 탓에 첫날 유세는 차분한 가운데 진행됐다.
민주당 김경지 후보는 이날 오전 8시 남산동 침례병원 앞에서 출정식을 갖고 1호 공약인 침례병원 공공화를 약속했다. 김 후보는 “의정 갈등 이전에도 금정구민 사이에서 ‘침례병원 좀 살려 달라’며 의료 공백 개선에 대한 요구가 높았다”라며 “보선이 시작한 이후 이 같은 요구가 더 뚜렷하고 명백해졌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소속 지역위원장들을 금정구의 도시철도 1호선 8개 역에 분산배치해 도시철도 승객을 중심으로 유세를 벌였다. 김 후보의 캠프로 고령자들의 지지 방문도 이어지고 있다는 게 민주당 부산시당의 설명이다. 김 후보 캠프는 이날 오후 4시 30분 이재명 대표를 앞세운 부산대 정문 앞 상가를 돌며 집중 유세를 벌였다. 김 후보는 “정권심판에 대한 요구가 높아가고 있고 앞선 2번의 총선 당시 저를 지지해주셨던 분들도 찾아오셔서 ‘이번에는 돼야지’ ‘이번에는 바꿔야지’라며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라고 전했다.
국민의힘 윤일현 후보도 오전 7시 30분 부곡동 옛 롯데마트 사거리에서 대대적인 출정식을 갖고 선거 승리를 자부했다. 금정구 내에서도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지점을 선점하고 보수세 우위의 지역 표심을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윤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박수영 부산시당 위원장을 비롯해 지역 국회의원도 대부분 출동해 이 같은 분위기에 힘을 보탰다. 윤 후보 캠프는 이날 예정됐던 남산동 대신 두구동에서 유세를 진행했다. 비가 오면서 유동 인구가 줄자 한산한 지역으로 유세 방향을 돌린 것이다. 윤 후보는 “비 때문에 차량과 인파가 드물어 열띤 분위기는 아니지만 나쁘지 않은 출발”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관심만 끌려는 야권의 단일화 이슈몰이와 상관없이 유권자에게 구의원과 시의원을 거치며 오랫동안 금정구를 위해 헌신한 내 비전을 전하는 데 전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혁신당 류제성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 부곡동 부곡시장에서 선거 출마를 알렸다. 중앙당에서는 조국 대표를 비롯해 김준형, 김재원 의원 등이 유세 지원을 위해 부산을 찾았다. 류 후보 측은 “금정구가 산업도로를 중심으로 동편과 서편 간의 주거환경 차이가 크다”라며 “당에서 그런 부분을 신경 써서 출정식 당일 일정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지역구 당원이 부족한 혁신당은 경남과 울산, 멀리 인천까지도 당원 방문이 이어져 이들의 지원을 받아 공격적인 유세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편,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보궐선거의 ‘뜨거운 감자’가 된 침례병원을 놓고 부산시당끼리 설전을 벌였다. 하루 전인 2일 민주당 부산시당은 “부산은 65세 인구가 25%가 넘는 초고령화사회에 진입했지만 금정구에는 종합병원 하나 없다”면서 “이미 침례병원에는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 다수 방문했고, 공공병원으로 되살리겠다는 후보의 약속이 지켜지게 돕겠다”고 후보를 거들었다.
그러자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곧바로 3일 논평을 내고 “침례병원은 부산시가 용지 매매 계약을 체결했고, 국민의힘이 보건복지부 소위원회에 공공병원 안건을 상정해 놓은 상태”라며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쇼에 여념이 없다”고 비판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