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재명 유죄 인정하고 유죄 판결 이후 판사 탄핵 빌드업”
민주당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한 대한민국 검찰이 검사방탄에 몰입”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운데)가 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이재명 전 대표를 수사했던 검사들에 대한 무더기 탄핵소추 추진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검사 탄핵소추안’을 놓고 충돌을 계속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도둑이 몽둥이를 드는 ‘적반하장’”이라며 더불어민주당에 탄핵안 철회를 요구했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국정조사 수준의 ‘조사’를 수행해 탄핵의 당위성을 알리겠다며 강경 드라이브에 나섰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3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검사 탄핵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재명 전 대표)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들이 탄핵당하면 곧바로 직무가 정지되고 헌법재판소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며 “이 모든 행태는 삼권분립을 훼손하는 폭거이자, 이재명의 대권 야욕을 위한 책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즉시 탄핵소추안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에선 한동훈 대표 후보도 이날 기자들을 만나 “이재명 수사와 재판에 참여한 검사들을 탄핵하는 것 아닌가”라면서 “판사를 탄핵할 ‘빌드업’”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는 “(민주당이)이제는 이 대표가 유죄를 받을 것이라는 현실을 인정하고, 검사를 탄핵함으로써 유죄 판결 이후에 판사를 탄핵할 빌드업을 하는 것이자 판사 겁박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검찰이 검사방탄에 몰입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친명(친이재명) 좌장’ 정성호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이미 재판에 회부됐는데 (검사 탄핵이)이재명 방탄이겠느냐”면서 “오히려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한 대한민국 검찰이 검사방탄에 몰입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검사 탄핵과 관련, 국회에서 법사위에서 탄핵 적절성 등을 조사한 뒤 다시 본회의로 넘길지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11월 30일 손준성·이정섭 검사 탄핵안을 국회 본회의에 보고한 뒤 하루 만인 12월 1일 표결 처리한 바 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에서 격론이 오가면서 민주당이 당초 노렸던 정치적 효과는 반감됐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에는 국회 법사위에서 자체 조사 과정을 통해 ‘검찰 개혁’의 당위성을 알리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국회법상 탄핵안을 넘겨받은 법사위가 국정감사·조사 수준의 고강도 조사를 자체적으로 할 수 있다. 실제로 법사위는 탄핵소추 대상인 강백신 수원지검 성남지청 차장검사,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엄희준 부천지청장 등 4명의 검사를 대상으로 한 청문회 개최를 유력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