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다”… 해운대 시외버스정류소, 결국 ‘버티기 영업’
해운대고속, 이전 부지 찾기 실패
변상금 감수 국유지 점유 이어질 듯
철도공단, 고발 등 원칙 대응 예고
장기 이전지 마련 당장 대안 없어
승객들 불안한 이용 당분간 불가피
2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해운대시외버스정류소에서 승객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속보=이전 장소로 논란이 불거진 해운대시외버스정류소가 결국 이전 없이 현 위치에 잔류한다. 운영사는 변상금을 내면서 영업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지만, 불안정한 ‘버티기 운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해운대시외버스정류소를 운영하는 해운대고속(부산일보 4월 16일 자 10면 보도)은 5월 이후에도 부산도시철도 2호선 해운대역 인근의 현 위치에서 정류소를 계속 운영할 방침이라고 28일 밝혔다. 앞서 국가철도공단(이하 공단)은 국유지를 무단 점유해정류소를 운영하고 있는 해운대고속 측에 이달 말까지 퇴거하라고 통보했다.
해운대고속은 현 부지에서 퇴거하지 않고, 당분간 무단 사용 변상금을 내면서 정류소 운영을 이어갈 방침이다. 공단에 따르면 해당 부지의 무단 점유 변상금은 하루 약 48만 원, 월로 환산하면 약 1440만 원이다.
해운대고속은 지난 16일 공단 측에 퇴거 시한을 6월 말로 연장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공단은 정류소 운영이 중단되면 이용객들의 불편이 예상지되만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공단 측은 “국유 재산이 무단 점유된 상태에 대해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경우 특혜 우려가 있다”며 “향후 사법 기관 고발 등 국유 재산 원상 회복을 위해 노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분간 변상금을 내면서 정류소 운영이 이어지더라도 미봉책에 불과하다. 공단이 당장이라도 부지 주변에 볼라드 등 시설물을 설치해 출입을 막을 수 있고, 운영 자체가 중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운대고속 측도 이를 알고 대책을 찾고 있지만 뾰족한 수는 없다. 해리단길 초입에 매표소를 설치하고 시내버스 정류소를 승·하차장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도 검토됐지만 좁은 길목 탓에 교통 정체를 이유로 구청은 난색을 표했다.
해운대고속 관계자는 “현 부지에서 장기적으로 시외버스 정류소를 운영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시나 구청이 나서 해운대역 인근에 부지를 확보해 정류소를 조성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해운대고속은 앞서 정류소 이전을 추진했지만 부지를 찾지 못 했다. 당초 인근의 해운대센트럴푸르지오 아파트 상가를 임대해 매표소를 설치한 뒤 갓길에서 승·하차하는 방식으로 정류소를 운영한다는 계획이었다. 부산시와 해운대구청과도 협의를 마쳤다. 하지만 일대 안전 사고와 혼잡 심화를 우려한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백지화됐다.
시와 구청은 중동역 수도권 시외버스 정류소로 이전하는 방안도 해운대고속 측에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현 위치에 비해 해운대해수욕장 등 주요 관광지로 접근성이 떨어져 이용객이 줄어든다는 이유다.
해운대고속이 정류소를 옮기려던 이유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과의 부지 임대차 계약이 지난달 만료됐기 때문이다. 해운대고속은 지가 상승으로 기존 부지의 임차료가 연간 1억 3000만 원에서 4억 5000만 원 수준으로 10년 간 3배 넘게 뛰었다면서 재계약을 포기했다. 해운대고속은 코레일이 지난달 계약 만료 이후 기존 부지에 펜스를 두르자 인접한 공단 부지에서 영업을 이어왔다.
하지만 퇴거가 임박한 시점에서도 운영에 대한 별도의 공지가 없어 이용객들은 혼란을 겪어야 했다. 해운대구청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향후 중동역에 환승센터가 조성되면 불안정한 정류소 운영이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