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방 국립대 전면 무상 교육, 지역 혁신의 씨앗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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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서울' 이탈 막고 일자리·정주 여건 개선
5극 3특, 메가 프로젝트 연계 성장 전환을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교육부·국가교육위·문체부·국가유산청 등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교육부·국가교육위·문체부·국가유산청 등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내년에 지방 국립대에 입학하는 학생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급해 사실상 무상 교육을 추진한다. 교육부가 5일 대통령에 보고한 하반기 업무 계획에 따르면 기존 국가장학금을 확대해 등록금을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소요되는 2000억 원의 추가 재원을 내년 예산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지방 사립대 우수 학생에 대한 지역균형장학금 확대도 함께 검토된다. 이는 국가균형발전의 큰 틀에서 볼 때 시의적절한 조치다. 지역 인재의 수도권 유출을 막지 못하면 지역 대학이 무너지고 산업과 지역 공동체도 동반 쇠락한다. 장학금 확대는 악순환을 끊는 출발점이자 지역 재생의 전기가 돼야 한다.

대학을 혁신의 중심축으로 세우려는 시도는 역대 정부에서 꾸준히 이어져 왔다. 노무현 정부의 지방대학 혁신역량 강화(NURI) 사업이 대표적이다. 대학이 지역 산업의 연구개발을 이끌고, 인재를 양성하며, 지자체와 기업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돼야 한다는 문제의식이었다. 이 접근법은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로 이어졌다. 하지만 수도권이 기업과 일자리, 문화와 교육 자원을 흡수하는 블랙홀 현상은 심화했고 우수 학생의 ‘인서울’ 행렬은 이어졌다. 학생과 인재 유출을 막지 못한 지역에는 결국 소멸의 경고장이 날아들었다. 문제는 대학 중심 지역 혁신을 뒷받침할 산업·일자리·정주 여건이 함께 갖춰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지방 국립대 등록금 면제로 수도권 집중이 저절로 완화되지는 않는다. 지방대 졸업생이 지역에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정책의 효과가 지속된다. 정부가 추진하는 5극 3특 전략과 3대 메가 프로젝트,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그런 점에서 중요한 기회다. 대학 혁신과 권역별 산업 전략은 긴밀하게 맞물려야 한다. 부산·울산·경남은 해양수산과 항만물류, 조선·기계, 원전과 에너지, 금융, 디지털 산업, 가덕신공항과 북항 재개발 등 지역 성장동력을 대학 교육과 연구에 접목해야 한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대학이 신속하게 길러내고, 졸업생이 지역 기업과 공공기관에 정착하는 선순환 구조의 안착이 관건이다.

대학 무상 교육은 파격적인 정책이다. 지역의 혁신 생태계 형성을 촉진하는 불씨 역할이 요구된다는 측면에서 ‘반값 등록금’ 같은 복지 정책과 결이 다르다. 따라서 퍼주기식으로 흘러 정원 유지 수단에 그치면 실패다. 지역 산업 기여도와 취업·정착 성과, 산학 협력과 교육 혁신 수준 등 지원 요건을 강화해 긴장감을 높일 필요가 있다. 역내 협업 체제도 성패를 좌우한다. 대학 혁신과 기업 유치, 산업 육성, 일자리, 정주 여건 개선을 묶은 패키지 추진에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야 한다. 대학을 지역 혁신의 구심점으로 삼자는 구호는 반복됐지만 추세 반전은 역부족이었다. 이번에 실패하면 다음 기회는 없다는 통렬한 각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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