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고개 숙인 선관위… 위원들 불출석엔 질타 쏟아져
23일 국조특위서 선관위 거듭 사과
오전 회의에 비상임 위원들 불출석
여야 질타에 뒤늦게 출석해 논란
개혁 방안 與 ‘개헌’, 野 ‘특검’ 주장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투표용지 부족사태 등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전체회의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조사하는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이하 국조특위)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고개를 숙이며 사죄했다. 다만 국조특위 시작부터 증인으로 채택된 비상임 선관위원 대다수가 불출석했고, 여야 질타가 쏟아지자 뒤늦게 일부 위원들이 출석해 논란이 됐다.
국회 ‘제9회 지방선거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 규명 및 선거 관리 개혁을 위한 국조특위’는 23일 전체회의를 열어 향후 일정과 증인 채택 등에 대해 합의했다. 기관 보고는 23일과 다음 달 1일, 현장조사는 다음 달 8일, 청문회는 다음 달 14일과 22일로 의결했다.
여야는 이날 기관 보고에 중앙선관위 전현직 관계자 27명, 서울시선관위 관계자 6명, 송파구선관위 관계자 10명, 중앙선관위 관련 참고인 1명 등 44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날 출석한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투표지 부족 사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투표용지 인쇄 매수 하한을 유권자 수 60%에서 50%로 낮추는 지침 변경을 사무총장 전결로 처리한 데 대한 질의에는 “그렇게 알고 있다”고 답했다. 위철환 중앙선관위원장 직무대행은 “한 사람의 투표권이라도 결코 침해돼선 안 된다는 헌법적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소중한 참정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큰 혼란과 불편을 겪으신 유권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위철환 선관위원장 직무대행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투표용지 부족사태 등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관위 전현직 수장들이 고개를 숙였으나 비상임 위원 대부분이 이날 오전 회의에 나타나지 않아 논란이 됐다. 중앙선관위에선 노 전 선관위원장과 위 직무대행을 제외한 비상임 위원 7명이 불출석했고, 서울시선관위에선 전 위원장인 오민석 서울중앙지법원장이 회의에 출석하지 않았다. 송파구선관위에선 전 위원장인 민소영 서울동부지법 수석부장판사 등 비상임 위원 8명 전원이 불출석을 통보했다.
이에 국조특위 위원장을 맡은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강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비판했고,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전·현직 선관위원장들은 현직 판사인) 공직자이므로 이 사태가 헌정 질서에서 어떤 의미인지 알 텐데, 무책임한 태도를 국민에게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여야 질타가 쏟아지자 위 직무대행은 “비상임 선관위원 7명 중 5명은 오늘 오후 출석하고, 국정조사에 성실히 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 지법원장과 민 수석부장판사 등은 이날 오후 뒤늦게 회의에 출석했다.
여야는 국조특위로 본격적인 진상 규명에 나섰지만, 선관위 개혁 방향에는 이견을 보인다. 국조특위 여당 간사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원 포인트 개헌’을 주장하며 헌법 개정을 재차 언급하고 있다. 윤 의원은 2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확실하게 하려면 원 포인트 개헌이라도 하는 게 맞다”고 했다. 감사원 직무감찰 범위에 선관위를 포함하고, 선관위원들을 상근화하려면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선관위 특검 도입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지난 20일 “졸속으로 원 포인트 개헌이 이어질 경우 추가적인 졸속 개헌 요구가 빗발칠 수 있다”고 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과 함께 ‘감사원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해당 법안에는 선관위와 각급 선관위를 감사원 직무감찰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