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도 가도 못한’ 낙동강변 수용성절삭유 사용업체, 이주 해법 찾나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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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 식수원 수질 보호 골자
퇴거 압박 받던 김해 185개 업체
“산단 이전 시 신·증설 허용” 요청
행정당국, 조건부 규제 완화 검토
기업·환경 상생 공감대 형성 취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 16일 경남 김해시를 방문해 정영두 김해시장 당선인과 함께 수용성 절삭유 사용업체를 찾아 현장 목소리를 듣고 있다. 김해시장직 인수위 제공.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 16일 경남 김해시를 방문해 정영두 김해시장 당선인과 함께 수용성 절삭유 사용업체를 찾아 현장 목소리를 듣고 있다. 김해시장직 인수위 제공.

부산·경남 식수원 안전을 이유로 퇴거 명령을 받았던 낙동강변 수용성절삭유 사용업체들이 생존을 위한 돌파구로 ‘산업단지 이전 시 신·증설 허용’ 카드를 꺼내 들었다. 강제 폐쇄 기한을 1년여 앞두고 행정당국이 환경 보호와 기업 상생을 함께 끌어낼 수 있을지 지역사회의 관심이 쏠린다.

22일 김해시 등에 따르면 낙동강유역환경청은 2004년 낙동강 수계 수질 보호를 위해 김해 상암, 부산 매리, 양산 원동 취수장 상류 지역에 수용성절삭유 사용기업의 생산 활동을 전면 제한하는 고시를 발령했다. 이어 환경부는 2020년 4월 고시 개정을 통해 폐수를 전량 위탁 처리하는 등의 준수사항을 지키면 취수장 상류에 있는 산단에 입주할 수 있도록 규제를 일부 완화했다. 김해시 진례면과 한림면, 상동면, 진영읍, 생림면 5개 지역이 고시 적용 구역으로 묶였다.

이후 여러 업체들이 생산 시설을 옮겼지만 여전히 상당수 업체가 잔류해 있는 상황이다. 김해시 이치균 환경정책과장은 “당시 김해 지역 이전 대상 업체는 426개였으나 지금은 185개 업체가 잔류한 상황”이라며 “낙동강 인접지부터 차례로 시한이 정해졌다. 본류 1km, 지류 500m 이내에 있는 62개가 2024년, 나머지는 2028년 연말까지 이전해야 했다”고 말했다.

2024년 이전 대상이었으나 아직 남아 있는 6개 업체에는 현재 폐쇄 명령이 내려진 상태다. 나머지 업체들도 2028년 유예기간이 끝나면 의무적으로 산단이나 규제 외 지역으로 사업장을 옮겨야 한다. 불이행 시 강제 폐쇄 처분을 받게 된다.

그러나 잔류 업체의 80%가 영세한 규모 탓에 평당 250만 원 선인 산단 분양가를 감당하기 힘들어 산단 이전이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산단 분양 필지가 500~1000평 단위로 크게 쪼개져 있어, 영세업체의 산단 이전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큰 부지에 맞춰 시설 이전과 동시에 증설을 꾀해보려 해도 산단의 입지 또한 취수원 상류에 위치한 까닭에 시설 증설이 금지돼 이 또한 불가능하다. 아예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방법도 있지만 기업의 이전 부담이 그만큼 커지고, 김해시 또한 기업이 지역을 떠날까 고심이 깊은 상황이다.


수용성절삭유는 자동차·조선·기계 등 금속 가공 공정에서 절삭공구를 식히는 냉각제로 쓰인다. 지난달 기준 이들 185개 업체 근로자는 2523명, 연간 매출액은 8819억 원이다. 수용성절삭유 보유량은 307t 규모로 자동차, 조선, 방산, 기계 등 금속 가공업이 뿌리를 지탱하는 김해시 입장에서는 지역 경제의 한 축이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김해뿐만 아니라 양산과 밀양 등 경남 13시 시군 68개 읍면동이 수용성절삭유 배출시설 설치 제한 지역으로 지정돼 있지만, 유난히 김해 지역에서 아쉬운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김해시는 최근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무조건적인 금지 대신 실내 바닥 유출 차단 장치나 저류조 의무화, 고정 이송 관로 설치 등 오염물질 배출을 차단하는 강화된 환경관리방안을 전제로 설비의 30% 증설을 허용하는 조건부 완화안을 정부에 제안했다.

불가능해 보이던 이주 해법은 정부의 전향적인 분위기에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지난 4월에 이어 지난 16일 두 달 만에 다시 김해 지역 현장을 찾은 기후에너지환경부 김성환 장관은 지자체와 재계가 제시한 증설 허용 건의에 대해 검토하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해상공회의소 노은식 회장은 “최선은 고시를 바꿔 존치하게 해달라는 거지만, 그게 안 된다면 산단 이전 시 증설이라도 허용해 경영 연속성을 보장해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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