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도 ‘투표용지 부족’ 선관위 규탄 이어져
8일 500여 명 부산시선관위 주변서 집회
‘부정선거’ ‘재선거’ 구호 속 미묘한 온도차도
8일 오후 6시께 부산 연제구 부산시선관위 앞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동우 기자 friend@
6·3 지방선거 당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빚어진 부산에서도 선거관리위원회를 규탄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부정선거’와 ‘재선거’ 등 구호를 외치며 목소리를 높였다. 두 구호 속에 담긴 주장의 차이로 현장에서는 참가자들 간 미묘한 온도차도 포착됐다.
8일 오후 6시 부산 연제구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 청사 앞. 시민 500여 명이 차도 건너편 인도를 포함해 약 80m 구간에 걸쳐 선 채로 “부정선거” “재선거” 등 구호를 외쳤다.
이들 대다수는 한 손에 태극기, 나머지 손에는 ‘부정선거’ ‘재선거’ 등이 적힌 종이를 들고 있었다. 사전투표와 전자투표지 분류기를 폐지하자거나 선관위를 해체해야 한다는 등의 문구가 적힌 종이도 종종 보였다. 태극기와 함께 성조기, 이스라엘기를 흔드는 참가자도 간혹 있었다.
현장에는 경찰이 배치돼 질서를 유지했다. 집회는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됐다. 앞에 나서서 발언을 하거나 사회를 보는 이는 없었다. 참가자들 사이를 다니며 구호가 적힌 종이를 나눠주거나 뒷정리를 하는 이들은 있었다.
시간이 지날 수록 집회 현장은 ‘부정선거’와 ‘재선거’를 이어서 함께 외치는 참가자들과 ‘재선거’만 외치는 참가자들로 나눠졌다. 성조기를 흔들며 ‘부정선거’와 ‘재선거’를 이어서 함께 외치던 한 여성은 “부정선거가 아니면 왜 재선거를 주장하겠느냐”며 “부정선거엔 침묵하고 재선거만 외치는 것은 공허하다”고 말했다.
반면 ‘재선거’만 외치던 직장인 김 모(41·부산 동래구) 씨는 “선거의 신뢰성이 훼손됐기 때문에 재선거가 불가피하다”면서도 “아직 불법적인 외부 개입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섣불리 ‘부정선거’로 부르기엔 무리”라고 말했다.
시간이 지났지만 참석자들의 규모는 크게 줄지 않았다. 오후 8시 20분께 참석자들은 애국가를 함께 부른 뒤 하나둘 집회 현장을 떠났다. 인근에 거주하는 직장인 정 모(32·부산 연제구) 씨는 “집회가 처음 시작되고 어제까지는 주로 ‘재선거’ 구호만 들렸는데, 오늘부터 ‘부정선거’ 구호가 거의 비등하게 들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시선관위 앞에서는 지난 6일부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부산에서는 지난 3일 투표소 8곳에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용지가 긴급 조달됐고, 이 중 1곳에서는 투표가 일시 중단된 사실이 확인됐다.
8일 오후 8시 부산 연제구 부산시선관위 앞에서 시민들이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김동우 기자 friend@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