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반도체발 ‘검은 월요일’… 7500 깨졌다
8% 폭락 서킷브레이커 발동
환율 급등·미국발 쇼크 겹쳐
8일 코스피가 8% 넘게 급락했다. 미국발 반도체 쇼크로 인해 예견됐던 ‘검은 월요일’을 결국 피하지 못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미국발 반도체 쇼크와 금리 인상 우려 등 악재가 겹치며 하루 만에 8% 넘게 폭락했다.
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76.18포인트(8.29%) 내린 7484.41로 마감했다. 지난 2일 역대 최고치(8933.62)를 기록한 뒤 4거래일 만에 16% 넘게 급락한 것이다. 코스닥도 91.05포인트(9.08%) 내린 911.39로 마감하며 ‘천스닥’(1000선)이 붕괴됐다.
발단은 지난 5일(현지 시간) 미국 반도체주 폭락이었다. 브로드컴 실적에 대한 실망감을 계기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하루 만에 10.26% 폭락했고, 미국 내 고용 호조로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부각되며 투자 심리가 급격히 냉각됐다. 여기에 ‘스페이스X’ 상장을 앞두고 글로벌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는 점, 지난 주말 호르무즈 해협 인근 무력 충돌로 종전 기대감이 꺾인 것도 악재로 더해졌다.
원화 가치 하락으로 외국인의 자금 이탈도 가속화됐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555.2원으로 출발, 2009년 3월 이후 17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이날 3543억 원을 순매도하며 21거래일 연속으로 ‘팔자’ 행렬을 이어갔다.
급락장에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모두에서 거래를 일시 중단시키는 서킷브레이커와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 효력정지(매도 사이드카)가 잇달아 발동되기도 했다.
반도체주가 급락하고 국내 증시가 출렁이면서 반도체주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증권가는 이번 조정에 대해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한국 증시의 기초 체력(펀더멘털)이 손상된 것은 아니며, 단기적 조정에 가깝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미래에셋증권 박연주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이익의 70%를 차지하는 반도체 업황 강세가 지속될 것인 만큼 한국 증시의 펀더멘털에 변함이 없다”며 “예상보다 빠른 반등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키움증권 이종형 센터장도 “AI·반도체 밸류에이션 고점 불안과 외국인 이탈이 맞물린 기술적 조정 국면으로 보이며, 펀더멘털 훼손보다는 과열에 따른 쏠림 해소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메리츠증권 이진우 센터장은 “1차 지지선은 7700~7940으로 본다”며 “단기에 이 지지선을 유지하는지 여부에 따라 목요일(11일)까지 선물옵션 만기에 기인한 추가 낙폭 확대를 걱정해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