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00만 원 벌어 1500만 원 벌금 불법 공유숙박 ‘걸려도 남는 장사’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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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 ‘2000만 원 이하’ 규정
강제 몰수나 추징 규정은 없어
“제재 효과 미비… 제도 개선을”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부산일보DB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부산일보DB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인근 오피스텔에서 불법 공유숙박시설을 운영해 수천만 원의 수익을 올린 30대 업주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재판부가 부과한 벌금이 업주가 거둔 수익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범죄 예방을 위해서는 현행 처벌 기준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 4단독 이범용 판사는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A 씨에게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이는 검찰의 약식명령과 같은 처벌이다.

A 씨는 2024년 3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수영구의 한 건물 내 2개 호실에서 침대·식기 등을 갖추고 총 499회에 걸쳐 약 6324만 원의 숙박비를 받은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관할 구청인 수영구청에 숙박업 신고를 하지 않았다. 앞서 검찰은 A 씨에게 벌금형 약식명령을 청구했으나, A 씨는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이 판사는 “피고인의 연령과 성행, 범행 동기, 결과 등을 종합할 때 약식명령의 벌금액은 적정하다”며 “약식명령 고지 이후 양형에 참작할 만한 사정 변경이 없어 벌금액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판시했다.

수영구는 광안리 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이 많은 곳으로, 부산에서 불법 공유숙박이 횡행하는 지역 중 한 곳이다. 수영구청은 2024년 한 해에만 총 218곳의 불법 숙박업소를 적발했다. 이는 2024년 부산 전체 단속 건수(270건)의 81%에 달하는 수치다.

수영구청은 불법 공유숙박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현장 적발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수영구청 환경위생과 관계자는 “광안리 일대 신축 오피스텔을 거점 삼아 메신저로 예약을 받고, 입실 직전에야 투숙객에게 호실을 알려주는 은밀한 수법이 성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 법령의 실효성을 놓고도 비판이 나온다. A 씨가 2024년 3월부터 14개월 간 불법 공유숙박시설을 이용해 올린 수익 6324만 원이다. 하지만 재판부가 A 씨에게 내린 벌금은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1500만 원이다. 불법 공유숙박 사실이 적발되더라도 실질적으로 이익이 남는 구조인 셈이다. 재판부는 A 씨가 거둔 불법 수익에 대한 추징은 하지 않았다.

부산지법 동부지원이 A 씨의 범죄 수익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징하지 못한 것은 현행법의 느슨한 규정 때문이다. 현행 공중위생관리법은 영업 신고 없이 숙박업을 운영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하지만 불법 공유숙박 영업으로 얻은 이익을 강제로 몰수하거나 추징하는 규정이 없다. 국세청이 세금을 추징할 수는 있지만, 지자체와 국세청 간 정보 공유가 안 돼 실제 추징률은 6.4%에 그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최근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을 연계해 불법 공유숙박으로 올린 수익을 강제 추징하는 판결이 잇따르고 있는 만큼, 관련 법 적용을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산의 한 변호사는 “벌금 수준이 불법 수익에 비해 너무 낮아 제재 효과가 떨어지고 ‘걸려도 남는 장사’라는 인식을 준다”며 “과세 사각지대 해소와 함께 불법 수익을 추징하는 등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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