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7년 만에 방북… 반서방 연대·핵 문제 논의하나
8~9일 국빈 방문·정상회담
관계 정립·북중러 협력 조율
양측 전략 협력 확대 모색할 듯
비핵화 언급 가능성도 주목
北 ‘불가’ 강조하며 사전 차단
2025년 9월 3일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지도자(오른쪽)와 함께 행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9일 북한을 국빈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기로 하면서 회담 의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 주석의 방북은 2019년 이후 7년 만이다. 두 정상의 대면 회동은 이번이 7번째로 양측은 전통적 우호 관계를 재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외교·안보와 경제협력 전반을 폭넓게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8~9일 북한을 국빈 방문한다고 7일 밝혔다.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는 북중 관계 위치 재정립과 전략 협력 강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의 전략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북한은 러시아와 밀착하고 있고, 중국 역시 다극화 국제질서를 강조하며 미국 중심 질서에 견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양국은 국제정세에 대한 공동 인식을 확인하고 북중러 협력 강화 방안을 조율해 반서방 연대를 공고히 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가 북중 우호조약 체결 65주년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해당 조약은 자동 군사개입 조항을 포함해 북중 동맹의 상징으로 평가된다. 냉전 종식 이후 사실상 사문화됐지만 북한이 러시아와 포괄적 전략동반자 조약을 체결하며 북중 관계를 재정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중국은 북러 밀착 속에서도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핵 문제와 한반도 정세 역시 주요 의제로 거론된다. 김 위원장은 ‘적대적 두 국가론’과 핵무력 강화 노선을 설명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방북 일정 발표 직전 북한이 김 위원장의 새 핵시설 시찰 사실을 공개한 것도 중국을 향해 핵 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관건은 중국의 반응이다. 지난 1월 한중 정상회담과 미중 정상회담 이후 공개된 중국 측 발표에서도 비핵화 언급은 빠졌고, 중러 정상회담 공동성명 역시 대북 제재 반대만 명시했다. 이에 중국이 비핵화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공개적인 언급은 최소화하는 ‘전략적 모호성’을 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제 분야에서는 북중 교역 확대와 접경지역 개발 협력이 주요 의제로 꼽힌다. 코로나19 이후 북중 교역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항공·철도 노선도 재개됐다. 두만강 하류 수로 이용, 나선경제특구 개발, 물류 인프라 확충 등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이 밖에도 중국인 관광객의 북한 방문 확대, 교역 정상화, 신압록강대교 활용 방안 등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정상회담이 북중 관계 복원과 전략 협력 강화, 경제협력 확대를 동시에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김여정 노동당 총부무장은 ‘비핵화 불가’ 메시지를 강하게 내고 있다. 북한은 이날 공개한 김여정 당 부장 담화에서 “우리의 핵보유국 지위는 절대불퇴의 한계선이며 누가 인정하든 말든 엄연한 현실”이라며 “외부 세력의 희망이나 수사적 표현에 따라 현실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 부장은 자신들이 “국방과 주권에 대해 결코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명한 신호를 세계에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담화는 대외 매체인 조선중앙통신뿐만 아니라 대내 매체인 노동신문에도 실렸다. 주민들에게도 '비핵화는 없다'는 당의 의지를 확실히 전달하면서 중국이 이번 방북에서 비핵화를 요구할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