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성숙 총리 지명, 비수도권 AI 대전환이 던져진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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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대기업·빅테크 성장 양극화 심화
지방 중기·소상공인 전환 전략 제시해야

청와대는 7일 이재명 대통령이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로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3월 중소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대통령이 한 장관에게 질문하는 모습. 연합뉴스 청와대는 7일 이재명 대통령이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로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3월 중소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대통령이 한 장관에게 질문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7일 “인공지능(AI) 대전환을 차질 없이 완수하고 대한민국 모두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인선의 이유를 밝혔다. AI 혁신과 성장은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그에 앞서 우리 경제를 둘러싼 모순적인 상황을 타개하는 것이 우선이다. 한국은 성장률 전망이 상향되는 와중에도 원·달러 환율이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반도체와 수도권 대기업, 플랫폼·핀테크 산업이 호황을 누리는 사이 지역의 전통 제조업, 중소벤처, 자영업자는 고환율·고금리·내수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양극화 해소가 선결 과제다.

한 후보자는 네이버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CEO)였고, 중기부 장관으로서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취임 2년 차에 돌입한 이재명 정부가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효과를 경제 전반에 확산하겠다는 구상으로 정치인 측근이 아닌 기업인 출신을 깜짝 발탁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후보자가 인준을 통과하면 20년 만의 여성 총리라는 상징성도 갖는다. 그러나 지금 필요한 것은 상징이나 기대보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실력이다. 주가지수 고공 행진 뒤에 가려진 현장의 어려움을 살피고 국가 성장 전략의 방향을 재점검해야 한다. 그 핵심은 수도권이 아닌 지방, 대기업·핀테크가 아닌 중소벤처와 소상공인의 활로다.

최근 한국 경제는 상반된 신호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최대 3%까지 거론되는 것은 반도체 수출 호황 덕분이다. 반면 환율이 1600원 턱밑까지 치고 올라 위기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일부 첨단산업의 호황이 국가 경제 전반의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지지 못한 탓이다. 불균형의 충격파로 가장 타격을 입는 곳이 지역 경제다. 비수도권의 조선기자재, 자동차부품, 기계, 물류 산업과 중소 수출기업은 고환율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과 에너지 비용 부담, 고금리와 내수 부진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해 있다. AI 대전환이 수도권 대기업과 빅테크 수혜에 그친다면 양극화의 폐해는 심화할 수밖에 없다.

한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하면 수도권 대기업과 지방의 중소벤처, 소상공인 사이의 전환 격차를 줄이는 데 앞장서야 한다. 성공 여부는 AI 대전환 정책을 지역 성장 전략으로 구체화하는 데 달렸다. 예컨대 부산항 피지컬 AI 구축이나 해양물류 데이터 플랫폼 조성, 조선·MRO·원전 기자재 산업의 디지털 전환, 지역 중소기업의 AI 활용 지원은 충분히 국가적 과제가 될 수 있다. 소상공인 경영 데이터 활용 체계를 확대하고 지역 대학과 기업을 연계한 AI 인재 양성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도 시급하다. 지역 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AI 대전환이 성공해야 국민 모두의 성장도 가능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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