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정치 ‘매운맛’ 제대로 보는 ‘초보’ 하정우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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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 첫 날 ‘손 털기’ 논란에 초등생에 ‘오빠 재촉’ 맞장구
정청래의 설화지만, ‘정치 초보’ 미숙함 드러냈다는 지적
정쟁 측면 불구 유사 실수 계속 되면 반기문 전철 밟을 우려도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인 하정우 전 청와대 AI 미래기획수석비서관이 부산 북구 구포동 일대를 돌며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인 하정우 전 청와대 AI 미래기획수석비서관이 부산 북구 구포동 일대를 돌며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 AI 수석에서 부산 북갑 보궐선거로 직행한 ‘정치 초보’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후보가 현실 정치의 ‘매운맛’을 톡톡히 보고 있다.

민간 기업의 AI 전문가에서 청와대 수석으로 간 뒤 10개월 만에 선출직에 도전한 하 후보는 지난달 29일 출마선언을 한 뒤 불과 5일 만에 두 건의 논란에 휩싸였다.

출마 첫 날 구포시장 상인들과 악수를 하는 과정에서 손을 터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비판의 빌미를 제공했다. “뿌리 깊은 선민의식과 오만함”, “유권자를 벌레 취급한다”는 경쟁 후보 측의 악평이 쏟아졌고, 하 후보는 “손이 저려 무의식적으로 한 행동”이라며 “‘시근(분별력)’ 가진 사람이라면 그렇게 했겠나”고 해명했다. 악수한 상인들의 입장에서는 ‘손 털기’를 기분 나쁘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이를 두고 인격 문제까지 거론하는 것은 다분히 네거티브 성격이 짙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지난 3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구포시장에서 만난 초등학생에게 ‘오빠’라 부르라고 재촉하는 과정에서 하 후보의 태도는 미숙함을 그대로 드러냈다. 40대 후반의 자신에게 초등생의 ‘오빠’ 호칭은 누가 봐도 이상했음에도 하 후보는 제지하지 않고 맞장구를 쳤다. 정 대표의 가벼움이 일으킨 사고지만, 하 후보의 대응도 분별력이 없기는 마찬가지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이후 사과하는 과정에서 “아이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고 표현한 것도 책임 회피에 급급한 정치인들의 언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측은 “정 대표, 하 후보가 논란의 중심이지 왜 피해자인 아이를 걸고넘어지나”라고 추가 공세를 폈다. 부산의 한 여권 인사는 “거두절미하고 ‘부적절한 언행이었다’고 깔끔하게 머리를 숙이는 게 나았을 것”이라고 했다.

두 논란 모두 후보 자질까지 거론하기에는 지엽적인 사안으로 보이지만,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사례를 거론하는 시각도 있다. 2017년 대선에 출마한 반 전 총장은 ‘서민 코스프레’, ‘방명록 커닝’, 퇴주잔 음복’ 등 자잘한 논란이 누적돼 비판 여론이 비등해지자, 결국 “인격 살해에 가까운 음해, 가짜뉴스로 명예에 큰 상처만 남겼다”며 중도 사퇴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북갑에 대한 전국적 관심을 감안할 때 비슷한 논란이 누적되면 치명타가 될 수 있다”면서 “후발주자로서 대민 접촉에 더 매달려야 하는 하 후보로서는 초반부터 상당히 어려운 선거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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