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란 해상 역봉쇄… 전쟁 자금줄 끊기 초강수
종전협상 결렬, 다시 강대강 대치
이란 “강력한 군사적 반격” 예고
국제유가 요동, 장중 9% 치솟아
12일(현지 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 엔켈라브(혁명) 광장 앞 광고판에 이란 군인들이 호르무즈해협 모양의 그물에 걸린 미군 항공기와 군함을 끌어 올리는 그림이 걸려 있다. 그림에 “호르무즈해협은 여전히 폐쇄돼 있다”고 씌여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이 이란의 자금줄을 완전히 차단하기 위해 호르무즈해협을 포함한 이란 전 해역에 대해 전격적인 해상 봉쇄에 돌입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12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포고령에 따라 미 동부시간 13일 오전 10시(한국시간 13일 오후 11시)부터 이란 항구를 출입하는 모든 해상 교통을 봉쇄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아라비아만과 오만만에 위치한 이란의 모든 항구와 연안 지역을 대상으로 하며, 국적과 관계 없이 이란을 오가는 모든 선박에 예외 없이 적용된다.
이번 봉쇄는 교착 상태에 빠진 종전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미국의 ‘승부수’로 풀이된다. 그간 이란은 호르무즈해협 폐쇄 위협을 협상 지렛대로 활용해 왔으나, 미국이 역으로 해역을 봉쇄함으로써 이란의 원유 수출과 통행료 수입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오는 21일 종료되는 휴전 기간 내에 이란을 경제적으로 압박해 유리한 협상 조건을 이끌어내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미 중부사령부는 “이란 외의 항구를 출발지나 목적지로 하는 선박에 대해서는 항행의 자유를 보장할 것”이라며 국제적 비난을 피하기 위한 단서를 달았다. 그럼에도 미국의 봉쇄 조치가 현실화하면 국제 유가 시장의 불안이 극심해지고 각국 경제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란은 즉각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미국의 봉쇄 시도에 대해 이날 “강력한 군사적 보복”을 예고하며 무력 충돌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성과를 내지 못하자 시장도 압력을 받았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50.25포인트(0.86%) 떨어진 5808.62에 거래를 마감했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가 2.43% 내린 20만 1000원에 마감한 반면 SK하이닉스는 1.27% 상승했다. 재건주는 협상 결렬에 줄줄이 하락했고, 방산주와 정유주는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6.21포인트(0.57%) 상승한 1099.84로 장을 끝냈다.
이날 오후 4시 20분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7.23% 상승했다. WTI는 장중 한때 9%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은 주간거래 종가 기준 전 거래일보다 6.8원 오른 1489.3원으로 집계됐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