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직고용 반발 확산…“차별을 제도화하는 것”
양대노총 모두 반발…노노갈등 조짐도
포스코 “안전관리 위해 원하청 구조 개선”
민주노총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와 포스코사내하청광양지회는 13일 오전 전남 광양 포스코광양제철소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은 기자회견 이후 노조가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했으나 회사 측이 건물 출입문을 통제하고 있는 모습. 금속노조 제공
포스코가 원하청 구조를 개선하겠다며 사내 하청 노동자 7000여명을 직고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당사자들이 '차별적 채용'이라며 반발의 목소리를 내면서 갈등이 거세지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와 포스코사내하청광양지회는 13일 오전 전남 광양 포스코광양제철소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는 하청노조와 합의를 통한 온전한 정규직화를 실시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8일 포스코가 발표한 협력사 직원 7000여명 직고용 로드맵에 대해 회사가 별도의 직군을 만들어 기존 정규직과 처우 등에서 차별을 공고화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실제 포스코는 직고용되는 노동자들을 기존 정규직인 생산기술직(E)직군이 아닌 신설되는 조업시너지(S)직군으로 특별채용한다는 방침이다. S직군에게는 기존의 E직군 대비 낮은 급여와 처우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광양지회 임용섭 지회장은 “포스코의 직고용은 또 다른 차별을 제도화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지 결코 진짜 직고용이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더불어 노조는 근로자지위확인소송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포스코가 직고용 결정을 한 것을 두고 어차피 고용해야 하는 인원들에 대해 생색내기를 하며 추가적인 소송 부담을 회피하려는 전략이라고 보고 있다.
포스코 사내 하청 노동자들은 지난 2011년부터 포스코가 본래 정규직 직원들이 하던 업무를 외주화한 것을 문제 삼으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벌여왔다. 10차에 걸친 소송에서 하청 노동자들이 연이어 승소하고 있고 오는 16일에는 고법까지 승소한 3차, 4차 소송의 대법원 판결도 예정돼 있다.
또 노조는 회사가 직고용 로드맵을 발표하기에 앞서 당사자인 노동자들과 사전 협의를 하지 않은 것을 두고 당사자를 배제한 일방적인 발표라고 꼬집었다.
금속노조는 회사 측에 △정규직 전환 특별교섭 개시 △차별 없는 정규직 직접고용 실시 △다단계 하청 구조 전면 해제 등을 요구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 이후에도 회사 측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했지만 회사 측이 출입문을 닫아 걸어 전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포스코 정규직 노조인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도 회사가 노조와 아무런 상의 없이 직고용 결정을 내린 것을 두고 “대직원 공감대 없는 일방적 결단으로 현장이 무너졌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금속노련 포스코노조는 지난 9일부터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대응에 나섰다. 더불어 포스코노조는 ‘공정과 상식’을 강조하며 직고용이 합리적인 체계 없이 이뤄지거나 기존 정규직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식으로 전개된다면 투쟁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정규직 노조가 직고용 결정에 대해 공정의 가치를 내세우면서 노노 간의 갈등도 예상되고 있다.
노조 측 반발에 포스코 측은 “원하청 구조의 획기적 개선을 통한 안전관리 체계 혁신이 목적"이라며 "상생의 노사 모델 정착을 통해 미래 철강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