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만들고’… 장애인 영화 접근성 넓히는 ‘가치봄 모두극장’
자막·음성 해설 제공하는 배리어프리 영화관 서부산에 개관
영화 제작까지 지원 계획, 관람 넘어 창작 참여 확대
서부산영상미디어센터 가치봄 모두극장 모습. 김준현 기자 joon@
서부산영상미디어센터 가치봄 모두극장 모습. 김준현 기자 joon@
부산 강서구에 자막과 음성 해설을 제공하는 배리어프리 극장이 문을 열었다. 기존 해운대구에 있던 극장에 더해 서부산에도 관련 시설이 마련되면서 장애인과 고령층의 영화 접근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17일 서부산영상미디어센터에 따르면 센터는 지난 16일부터 ‘가치봄 모두극장’을 운영한다. 가치봄 모두극장은 시·청각장애인을 위해 영화에 한글 자막과 화면 해설을 제공하는 상영 프로그램이다. 매달 셋째·넷째 주 월요일마다 영화 두 편을 상영하며, 티켓 가격은 전 좌석 5000원이다. 서부산영상미디어센터 홈페이지에서 예약이 가능하다.
그동안 부산에서는 해운대구에 있는 영화의전당에서만 2013년부터 가치봄 모두극장이 운영됐다. 2024년 983명, 지난해 665명이 관람하는 등 꾸준한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서부산 지역의 시·청각장애인이 동부산까지 이동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따라 서부산을 거점으로 한 가치봄 모두극장이 새롭게 문을 열게 됐다.
배리어프리 영화는 한국농아인협회가 배급사와 협력해 제작한다. 국내, 해외 영화에 자막을 크게 삽입하고 장면을 설명하는 음성 해설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실제 지난 16일 서부산영상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가치봄 모두극장 첫 상영회에는 영화 ‘청설’을 관람하기 위해 약 30명의 고령층 관객이 찾았다. 귀가 어둡거나 시력이 좋지 않아도 자막과 음성 해설 덕분에 불편 없이 영화를 관람할 수 있었다.
이날 영화를 본 이봄년(85·부산 강서구) 씨는 “귀가 어두운데도 음성 해설이 있어 관람하기 편했다”며 “지역에 이런 공간이 생겨 기쁘다”고 말했다.
서부산영상미디어센터는 올해 ‘장애인 영화 만들기’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장애인이 직접 영화를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영화의전당 역시 2023년부터 매년 장애인 영화 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뇌병변, 청각·발달 장애인 등이 참여해 지금까지 10편이 넘는 영화가 제작됐다.
2024년 뇌병변장애인들이 만든 ‘나의 또 다른 세상’은 부산독립영화제에서 관객심사단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서부산영상미디어센터 이승진 센터장은 “영화는 세대와 환경을 넘어 서로의 마음을 이어주는 문화”라며 “누구나 편안하게 찾아와 함께 보고 공감할 수 있는 영화 관람 문화를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