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법원에 뺨 맞고 전 세계에 화풀이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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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방대법, 상호관세 위법 판결
트럼프 “새로운 관세 15% 부과”
한국 “대미 투자 계획대로” 신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미국 대법원이 상호관세가 위법하다고 판결한 이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미국 대법원이 상호관세가 위법하다고 판결한 이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에 대해 위법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전 세계에 10%의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하루 만에 말을 바꿔 15%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대법원이 상호관세에 대해 제동을 걸었지만 모든 수단을 동원해 고강도 관세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우리 정부는 판결이 나오자 대책 회의를 여는 등 분주히 움직이면서도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미 대법원은 지난 20일(현지 시간)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따른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가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이 법에는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할 권한이 명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것은 법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전 세계에 10%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법은 대통령이 국제수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최장 150일간 최대 15%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주고 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10%를 최대치인 15% 수준으로 올리겠다”며 “또 향후 몇 달 안에 새롭고 법적으로 허용되는 관세를 결정하고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301조 등을 활용해 무효화된 상호관세 등을 대체할 뜻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서 자동차와 철강 등 우리나라 주요 수출 품목은 품목별 관세여서 대법원 판결에 영향을 받지 않고 그대로 유지된다.

세계 각국은 사태 전개에 숨을 죽이고 있다.

우리 정부는 미국과 상호관세 인하를 조건으로 약속한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일단 계획대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상호관세는 무효가 됐지만 미국이 다른 방식으로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크고, 자동차·철강에 부과되는 품목 관세는 유지되는 등 상황 자체가 간단하게 정리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22일 통상 당국 관계자는 “미 대법원 판결에 대한 미국의 대응을 예의 주시하며 대응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면서도 “한미 간 관세 합의 이행과 관련한 우호적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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