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보행로·자전거길·1만 개 정원…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동 [15분 도시 부산]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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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행복도시 스텝 업 전략 발표
'누리고 더하고 나누는 도시' 목표
폐교·폐파출소 등 유휴 시설 활용
자원 재활용 통해 탄소 저감 유도
장기적인 안목 갖고 점진적 추진

8일 부산시청 로비와 들락날락에서 진행된 ‘우리동네 15분도시 해피빌리지’ 행사에서 어린이들이 ‘친환경 솜사탕 자전거’ 체험을 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8일 부산시청 로비와 들락날락에서 진행된 ‘우리동네 15분도시 해피빌리지’ 행사에서 어린이들이 ‘친환경 솜사탕 자전거’ 체험을 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시가 15분 도시를 한 단계 높게 발돋움하는 ‘스텝 업(Step Up)’에 나선다. 안전한 보행로 조성, 생활·레저형 자전거길 구축, 주민 주도적 커뮤니티 발굴, 빈집과 폐파출소 유휴 공간 활용과 공원 조성 등 정책을 중심으로, 기존 15분 정책을 도시 전역으로 확산하겠다는 구상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8일 오후 2시 부산시청 들락날락에서 ‘15분 행복도시 스텝 업 전략’을 발표했다. 스텝 업 전략은 지난 4년간 추진한 15분 도시 정책의 성공 사례를 시 전역으로 확산해 시민 생활과 밀접한 정책은 강화하고, 핀셋 대책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특화 프로젝트를 개발해 적용하자는 취지에서 수립됐다.

기존 접근성·생태성·연대성 등 어려운 말로 표현된 정책 목표도 쉬운 말로 풀어냈다. 이번 전략에서 설정한 목표는 ‘집 가까이 누리는 도시, 이웃과 행복을 나누는 도시, 자연을 더하는 도시’다.

먼저 시는 ‘안전한 보행 길’과 ‘건강한 자전거길’ 조성을 추진한다. 안전한 보행 길은 어린이와 학생, 학부모가 안심할 수 있는 안전 통학로를 조성하는 사업을 중심으로 한다. 사고 위험이 큰 대상지를 우선 발굴해 △차 없는 길 △보행자 전용 보도 △보행자 안심도로 등 3가지 유형으로 개선한다. 시는 이달 중 교육청, 경찰, 학부모, 전문가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출범하고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8일 부산시청 로비와 들락날락에서 진행된 ‘우리동네 15분도시 해피빌리지’ 행사 참석자들의 기념촬영 모습. 정종회 기자 jjh@ 8일 부산시청 로비와 들락날락에서 진행된 ‘우리동네 15분도시 해피빌리지’ 행사 참석자들의 기념촬영 모습. 정종회 기자 jjh@

부산의 자연 지형을 활용한 자전거길도 추진한다. 금정산과 아홉산 등 부산의 주요 7개 산과, 해운대·일광·다대포 등 7개 해변, 낙동강을 연결해 자연을 누릴 수 있는 레저형 자전거길을 조성하는 한편, 생활 속 자전거 이용 편의를 높이기 위한 도로 다이어트와 대중교통 연계에도 나선다.

들락날락과 하하센터 등 앵커 시설의 효과를 누구나 집 앞에서 누릴 수 있도록 찾아가는 서비스도 추진할 계획이다. 민간 플랫폼인 ‘당근’과 연계해 삶의 질 향상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주민 주도적 커뮤니티 발굴에도 노력할 계획이다.

2028년까지 정원을 1만 개 조성하는 ‘만개정원 프로젝트’ 등 도심 속 녹색 휴식 공간을 확대해 나가는 한편 폐교와 폐파출소와 빈집 등 유휴·저활용 시설의 활용도 높인다. 자원 재사용과 재활용 등을 활성화해 탄소 발생을 줄여 부산 여건에 맞는 탄소배출권 확보까지 이어지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시에 따르면 15분 도시는 한 번에 완성되는 계획이 아닌,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점진적이고 유연하게 추진하는 정책이다. 박 시장은 이날 “하루 아침이 아니라, 비전을 갖고 꾸준히 축적해 나가면 5년 후에는 달라졌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확충하고, 늘려가고, 조밀하게 만들고,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질적으로 성숙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시는 사람 중심의 지속 가능한 도시상이 도시 개발 계획에 선반영될 수 있도록 도시계획 체계를 정비할 계획이다. 또 시민의 참여와 전문가의 토론을 통해 15분 도시를 구체화할 수 있도록 지역 대학과의 협력도 강화한다. 관련 지표 개발, 데이터 모니터링과 분석을 실시하고 전문가 토론 등을 바탕으로 15분 도시 정책을 발굴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부산의 15분 도시 정책은 지난 9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 콘퍼런스에서 우수 사례로 소개됐고, 지난 11월에는 2025 리브컴 어워즈 도시 종합 부문 금상을 수상했다. 시는 N분 도시를 추진하는 세계 도시들과의 세미나, 콘퍼런스, 전문가 초청 등을 통해 위상을 높여가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앞으로 부산의 모든 사업을 15분 도시 가치 렌즈를 통해 들여다보고, 시민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사업들을 추진하겠다”며 “그동안 시민과 함께 개발한 15분 도시 사업 모델을 부산 전역에 확산시켜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15분 행복도시를 위해 계속해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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