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품 시장도 대회 상금도 '쑥쑥'… 덩치 커진 파크골프
부산 등록 회원 3년 만에 배 증가
50·60대 회원도 늘어 ‘대호황’
일제 위주 장비도 국산으로 전환
부산시, 향후 500개 홀 증설 예정
파크골프가 쑥쑥 컸다. 수년 새 동호인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고, 지자체마다 파크골프장 짓기에 나서고 있다. 대회에는 고액의 상금이 내걸리고, 관련 용품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어르신 전유물’이란 인식은 옛말이 됐고, ‘돈 되는 생활체육’으로 위상이 바뀌었다.
■채 하나라도 ‘장비발 경쟁’
파크골프는 1983년 일본 홋카이도에서 시작돼 2000년대 초반 한국에 들어왔다. 일본이 종주국인 만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파크골프 채는 ‘일제’가 대세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산이 더 인기다. 국산 브랜드가 프리미엄 라인을 잇달아 내놓자 ‘일제가 더 비싸다’는 인식도 사라졌다. 피닉스, 브라마, 로얄미다스 등 국산이 시장의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파크골프 채 가격대는 입문자용 30만 원대부터 250만 원까지 다양하다. 한 70대 동호인은 “채 하나로 치는 운동이라 더 돈을 들인다”며 “누가 어떤 채를 치는지 경쟁하듯 보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 사람이 채를 3개 정도는 갖고 있다”며 “신상품이 비거리가 더 좋아진다고 하니 주기적으로 장비를 바꾸는 동호인도 많다”고 덧붙였다.
동호인 수가 늘고 입문 연령대도 낮아지면서 공·의류·가방 등 액세서리 용품 시장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부산파크골프협회 관계자는 “파크골프도 팀을 이뤄 진행하는 매너 스포츠니 복장을 잘 갖추자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백화점 업계도 움직이고 있다. 서울 현대백화점 천호점은 지난달 우리나라 백화점 최초로 파크골프 관련 대규모 팝업스토어를 열었고, 부산 커넥트현대도 지역 업체가 참여한 소규모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대구백화점은 대백프라자 10층 500평 공간을 스크린파크골프·아카데미용품숍 등 파크골프 시설로 꾸몄다. 부산의 한 백화점 관계자는 “당장 입점 계획은 없지만 유망하다고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년 급증하는 파크골프 동호인
부산 강서구 대저생태공원 파크골프장은 평일에도 주차장이 꽉 찬다. 한 동호인은 “선착순이라 빨리 가야 한다”며 서둘렀다. 파크골프장 현장에는 국산 브랜드의 이동식 매장 차량이 와 있어 눈길을 끌었다.
파크골프협회 회원은 매년 급증하고 있다. 골프와 비슷하지만 체력과 장비·비용 측면에서 진입 장벽이 낮은 점이 인기 요인이다. 부산파크골프협회 회원은 2021년 3132명에서 2024년 12월 말 기준 8331명으로 배 이상 늘었다.
부산파크골프협회 관계자는 “70~80대 회원이 주를 이루지만, 최근 50대 가입도 크게 늘며 평균 연령이 60대 초반으로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협회 미가입 부산 동호인 수도 2만 5000명으로 추산된다.
지자체도 파크골프장을 확충하고 있다. 부산에만 모두 11곳이 생겼고, 부산시도 향후 500홀을 더 늘리기로 했다. 올해 24곳 228홀이 조성된다.
■짭짤한 상금과 수익모델로도 주목
대회 상금 규모가 대폭 커진 점도 동호인 증가의 한 배경이다. 지난달 강서구 대저생태공원에서 열린 제1회 브라마배 전국 파크골프대회 총 상금은 약 2억 원이었다. 남녀 1위 선수에게 각각 1000만 원의 상금이 내걸렸다. 강원 화천군에서 열린 2025 시즌 오픈 전국파크골프 대회 1위 팀 상금도 1000만 원이었다. 2019년만 해도 상금 규모가 1000만 원을 넘긴 대회가 없었지만, 2023년부터는 1억 원을 넘기기 시작했다.
파크골프가 ‘돈’이 된다는 인식은 스크린파크골프 등장으로도 이어졌다. 부산에도 10곳에 가까운 매장이 운영 중이며, 용호동과 금정동에 400평대 스크린파크골프 매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유명 골프웨어 브랜드가 부산파크골프협회에 스폰서십을 제의하기도 했다.
부산파크골프협회 관계자는 “파크골프장의 홀이 늘수록 동호인이 늘어난다고 본다”며 “올해 부산에 200홀이 더 늘면 동호인은 5만 명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