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부산 저버린 대한항공 지원 적절했나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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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중심 ‘통합 LCC’ 끝내 외면
김해공항 국제선 운항편도 감소
조원태 회장 급여는 늘어날 듯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연합뉴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연합뉴스

대한항공이 에어부산 분리매각에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산업은행의 정책자금 지원 적절성 논란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산은이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 다툼에 개입하면서 특혜를 감추기 위해 지방 공항 활성화를 명분으로 활용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산은은 2020년 11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방침을 밝히면서 대한항공의 모회사인 한진칼의 지분 10%를 확보, 조원태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했다. 당시 대한항공은 내부 경영권 다툼이 벌어졌는데 국책은행인 산은이 재벌 경영권 분쟁에 뛰어들어 특정인의 손을 들어준 데 대해 특혜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피합병 회사(아시아나항공)의 실사 없이 책정된 인수가가 공정가라고 보기 어려운 점”과 “공적자금 회수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주주 참여 방법을 선택했다는 점” 등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도 아시아나를 인수하는 대한항공이 아니라 경영권 분쟁이 벌어진 한진칼에 산은이 출자한 데 대해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산은은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해 “소비자 편익 향상”을 정책자금 투입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산은은 LCC 3사(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통합에 대해선 “지방 공항을 기반으로 한 세컨드 허브 구축 및 통합 후 여유 기재를 활용한 지방 공항 출도착 노선 확장 등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가 있다”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도 2020년 당시 “통합 LCC는 지방 공항 베이스로 영업을 하게 될 것이며 그 공항은 사실상 부산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진에어 중심의 LCC 통합을 추진해 부산이 통합LCC의 실질적 ‘모항’이 되기 어려운 상태다. 실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은 김해공항 활성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통합 추진 이후 대한항공 계열의 김해공항 국제선 운항은 오히려 줄었다.

경영 악화를 이유로 2019년 김해공항 국제선 노선을 철수한 아시아나항공은 복귀 움직임이 없다. 대한항공 역시 통합 이전에 비해 김해공항 국제선 운영이 줄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통합 이전인 2019년 2월 김해공항에서 출발하는 국제선 운항 편수가 808편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 2월에는 대한항공의 김해공항 국제선 운항이 494편으로 줄었다. 대한항공의 김해공항 국제선 운항 노선도 2019년 2월 12개에서 지난 2월 8개로 줄었다.

대한항공 계열의 김해공항 운항 감소는 LCC를 포함해도 마찬가지다. 통합 이전인 2019년 2월 김해공항의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진에어의 국제선 운항은 3079편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 2월에는 2494편으로 줄었다. 에어부산도 2019년 2월 1448편이던 국제선 운항 편수가 지난 2월 1272편으로 줄었다.

산은이 약속했던 지역 공항 활성화는 찾아볼 수 없지만 경영권을 지킨 조 회장 등은 ‘돈 잔치’를 벌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해 한진칼과 대한항공을 통해 약 78억 원의 급여를 받았고 올해 급여는 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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