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부산의 미래 여는 '첨단 뿌리산업 클러스터' 구축
서영호 동의과학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지방중소벤처기업청 뿌리기술 전문기업 지정 평가위원
필자는 지난 칼럼(부산일보 10월 3일 자 17면)에서 ‘상생협력과 동반성장을 위한 얼라이언스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협력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글로벌 경쟁과 기술 혁신의 파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기업 간, 산업 간, 그리고 지역 간의 협력은 산업 생태계를 풍부하게 만들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 이제 이러한 협력의 중요성을 더욱 구체화하며, 부산 뿌리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부산의 뿌리산업은 금형, 표면처리, 소성가공 등 제조업의 기반을 이루는 핵심 기술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산업은 부산 경제를 떠받쳐 온 기둥이지만,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기술 혁신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부산 뿌리산업 얼라이언스는 이러한 도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력의 시작점이다.
얼라이언스 구축을 통해 기업, 연구소, 학계, 지자체, 정부가 참여하는 협력 네트워크를 구성해 기술 개발, 인재 양성, 시장 개척 등 다양한 영역에서 공동의 목표를 추구할 것이다. 이를 통해 부산 뿌리산업은 디지털 대전환과 친환경 기술로의 변화를 이루며,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특히, 청년 인재 유입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맞춤형 훈련을 통해 산업의 미래를 견인할 기반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부산 뿌리산업 얼라이언스는 개별 기업의 한계를 넘어, 지역 산업 전체가 하나의 생태계로서 경쟁력을 갖추도록 돕는 플랫폼이다. 이것이야말로 지역 경제와 제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전략이다.
부산 뿌리산업 얼라이언스가 협력의 기반을 다지는 출발점이라면, 첨단 뿌리산업 클러스터는 부산 경제의 미래를 설계하는 핵심 프로젝트이다. 클러스터는 기술 혁신과 친환경 제조를 지원하는 종합 플랫폼으로, 지역 내 기업과 연구기관이 모여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이 클러스터는 디지털 트윈과 스마트 공장 설비를 통해 생산 공정을 혁신하고, 친환경 공정을 연구하는 시설(예를 들면 부산뿌리산업혁신센터)을 구축하여 환경 규제와 지속 가능성 요구에 대응한다. 또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맞춤형 전략과 국제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부산 뿌리산업을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산업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다. 특히, 산·학·연·관 협력 모델은 이 클러스터의 핵심이다. 기업, 대학, 연구소, 지자체와 정부가 협력하여 최신 기술 개발과 혁신적인 제품 생산을 지원하며, 인재 양성과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 이러한 협력은 단순한 지원의 차원을 넘어, 부산을 첨단 기술이 융합하는 혁신의 거점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강서구, 사상구, 사하구, 부산진구를 중심으로 구축할 수 있는 첨단 뿌리산업 클러스터는 부산의 전통적인 강점을 기반으로 미래를 설계하는 프로젝트이다. 이 클러스터는 단순히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데 그치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서 부산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기술 혁신, 인재 양성, 친환경 전환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부산은 대한민국 제조업의 중심지에서 세계 산업 혁신의 허브로 발돋움할 준비를 마쳤다. 부산의 뿌리산업은 이제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혁신의 아이콘이 될 것이다. 첨단 뿌리산업 클러스터를 통해 부산은 지역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고, 글로벌 시장에서 그 위상을 높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