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새 외국인 좌완 데이비슨 영입… 반즈는 재계약
월드시리즈 선발 경험 최대 강점
MLB 4승 10패 평균자책점 5.76
슬라이더·스플리터 등 다양한 구종
‘좌승사자’ 반즈와는 4년째 동행
선발 마운드 왼손 원투 펀치 구축
KBO 최다 이닝 윌커슨과 ‘결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새 외국인 투수 터커 데이비슨(28)을 영입하고, 찰리 반즈(29)와는 재계약하면서 내년 시즌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무리했다.
롯데는 16일 “데이비슨과 총액 95만 달러(보장 금액 85만 달러·인센티브 10만 달러)에 계약했고, 반즈는 총액 150만 달러(보장 금액 135만 달러·인센티브 15만 달러)에 도장 찍었다”고 밝혔다.
이로써 롯데는 지난달 총액 125만 달러에 재계약한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와 이들 외국인 투수 2명과 함께 내년 시즌을 치러게 됐다.
새롭게 영입된 데이비슨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 시즌 팀 내 유일한 10승 투수(12승)이자 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196과 3분의 2이닝)을 책임졌던 애런 윌커슨과 결별하고 영입했기 때문이다.
롯데는 윌커슨과의 결별을 두고 고민이 많았다. 이닝을 확실히 책임지는 검증된 ‘이닝이터’를 내보내기 쉽지 않았다. 2023시즌 중 급히 롯데 유니폼을 입은 윌커슨은 데뷔 첫 시즌 13경기에서 7승 2패 평균자책점 2.26으로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올해도 32경기에 등판해 한 차례 완봉승을 포함해 12승 8패 평균자책점 3.84로 롯데 선발 마운드의 핵심이었다. 특히 윌커슨은 ‘사직 예수’로 불리며 올 시즌 32차례의 선발 등판 중에서 5이닝 이전에 마운드를 내려간 경기가 단 한 번에 불과할 정도로 꾸준한 투구를 선보였다. 하지만 전반기(8승 6패, 평균자책점 3.48)에 비해 후반기(4승 2패, 평균자책점 4.34) 성적이 좋지 않았다. 특히 안방인 사직야구장에서의 평균자책점(4.52)이 다소 높았다. 이와 함께 내년이면 만 36세가 되는 윌커슨의 나이도 재계약에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선발 투수의 가치를 증명하는 ‘이닝이터’와 결별하고 데려온 데이비슨은 어떤 선수일까.
데이비슨은 신장 188cm, 체중 97kg의 체격을 가진 왼손 선발 투수이다. 데이비슨은 지난 2016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LA 에인절스, 캔자스시티 로열즈,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거쳤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통산 56경기에 등판해 4승 10패, 평균자책점 5.76의 성적을 거뒀다. 올 시즌엔 볼티모어 오리올스 소속으로 빅리그 1경기를 뛰었다. 마이너리그에선 통산 142경기에서 30승 44패, 평균자책점 3.22의 성적을 냈다.
데이비슨은 월드시리즈 선발 경험도 있다. 애틀랜타 소속이던 2021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선발로 등판해 2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당시 데이비슨은 2020년 메이저리그로 올라와 그해 4경기에 등판한 것이 고작이었는데 월드시리즈 ‘깜짝 선발’로 나선 것이다. 데이비슨은 그해 소속팀 애틀랜타가 우승을 차지하면서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데이비슨은 평균 140km 중·후반대 의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싱커, 스위퍼, 커브, 스플리터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투구 타점이 높고 투구 때 감춤 동작이 좋은 투수”라며 “다양한 구종을 완급 조절하며 던질 수 있는 선수”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롯데는 반즈와 재계약하며 ‘선발의 핵심’을 갖췄다는 평가다. 반즈는 재계약을 앞두고 빅리그 진출이 타진되면서 롯데의 속을 타게 했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com가 지난달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는 한국과 일본 선수’를 언급하며 반즈의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즈는 롯데와의 동행을 택했다.
이로써 반즈는 롯데 유니폼을 4년 동안이나 입게 됐다. 롯데 구단 사상 4시즌 이상 함께 한 외국인 선수는 펠릭스 호세(1999년, 2001년, 2006~2007년)와 로베르토 페레즈(2003~2005년, 2007년), 브룩스 레일리(2015~2019년), 댄 스트레일리(2020~2023년) 등 4명이 전부다.
반즈는 올 시즌 25경기에서 150과 3분의 2이닝을 던지며 9승 6패 평균자책점 3.35를 기록했다. 앞선 두 시즌에 대해 승수나 이닝면에서 다소 부진한 듯 보이지만, KBO 리그 데뷔 후 가장 많은 171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롯데는 “반즈는 3시즌 동안 팀 주축 선발 투수로 활약했다. 팀을 위하는 마음이 크고 팀 동료들에게도 큰 도움을 줬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롯데는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왼손 투수로 구축했다. 좌완 원투 펀치는 이례적이다. 내년 시즌 롯데 선발진에 합류 가능성이 높은 김진욱도 왼속 투수임을 감안하면 5선발 중 3명이 좌완인 셈이다. 내년 롯데 왼손 투수들의 활약 여부에 마운드의 운명이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