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전에 6~8주 보존적 치료 우선해야” [치유의 시대-명의와 휴&락]
⑩ 대동병원 신경외과 정동문 부장 ‘경추질환’
스마트폰이 경추 정상 커브 망쳐
고개 오래 숙이면 ‘일자목’ 유발
모니터 눈높이 정도가 바른 자세
환자 증상, 영상 검사로 수술 결정
신경마비, 대소변 장애 때는 수술
신경차단술, 중재적 시술 대안도
예방 위해선 주기적 스트레칭을
고개를 오래 숙여서 생기는 목디스크(추간판 탈출증)와 일자목 증후군을 스티브잡스병이라고 한다. 아이폰을 개발한 스티브잡스 때문에 생긴 병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기기가 목 건강을 해치고 있다. 보통 서 있을 때는 인체의 목이 5kg 정도의 하중을 받지만 고개를 15도 숙이면 하중이 12kg, 30도가 되면 18kg, 60도가 되면 하중이 27kg으로 늘어난다고 한다. 고개에 받는 하중이 늘어나면서 C자형 커브가 없어져 일자목으로 굳어지고 나중에서 목의 물렁뼈가 삐져나와 추간판 탈출증을 유발한다. 대동병원 신경외과 정동문 부장은 “목을 과도하게 굽히거나 숙이는 나쁜 자세로 인해 경추 질환이 크게 늘고 있다. 같은 자세로 오래 있지 말고 스트레칭을 통해 목과 어깨 관절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명의와 휴&락-경추질환’ 편 인터뷰는 해운대 달맞이 언덕에 위치한 요가원 ‘숨쉬는 고래’에서 진행했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올바른 자세는.
“정상적인 척추 커브는 목이 뒤로 약간 꺾여 있어야 하고, 등은 약간 앞쪽, 허리는 약간 뒤쪽으로 굽어있는 자세다. 그런데 고개와 허리를 숙이면 정반대 자세가 되면서 전반적인 척추 밸런스가 무너지게 된다. 스마트폰을 사용해야 한다면 눈높이만큼 들어서 보는 자세가 좋다. 그렇게 손을 들고 있으면 팔이 아파서라도 10분 이상은 못 넘긴다. 한쪽 팔을 겨드랑이에 끼워서 눈높이에서 스마트폰을 받쳐 주는 자세는 그나마 낫다.”
-컴퓨터를 사용하거나 운전할 때는 어떤 자세가 좋나.
“컴퓨터나 노트북을 사용할 때에도 고개를 앞으로 쭉 빼거나 지나치게 숙이는 경우가 많아 거북목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받침대 등을 이용하여 시선이 정면이나 약간 아래쪽을 바라보도록 조절하는 것이 좋다. 운전을 할 때는 등받이 각도는 100~110도로 맞추고, 머리를 너무 앞으로 내밀지 말고 뒤통수가 받침대에 닿을 듯 말 듯한 자세가 좋다.”
-목의 통증이 참기 힘들 정도라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그럴 때는 휴식을 취하면서 6~8주간 보존적인 치료를 시도하라고 권한다. 우선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의 보존적인 치료를 적극적으로 해 본다. 디스크가 터졌다고 해서 모두 수술을 해야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디스크가 터져도 경미할 때는 감기에 걸렸다고 생각하고 경추에 무리를 주는 것을 줄이면 통증이 가라앉으면서 디스크가 아물 수 있다. 약물치료를 기초로 해서 그 다음에 물리치료, 주사치료를 병행하면 대개 10명 중 8명 정도는 자연스럽게 좋아진다.”
-보존적인 치료에도 회복이 안 될 때는 어떻게 하나.
“진통소염제와 근이완제 등의 약물치료와 근육을 풀어 주는 물리치료 및 도수치료를 해도 통증이 계속될 때는 비수술적인 치료법을 시도해 본다. 신경차단술이나 꼬리뼈주사, 그리고 카테터 시술 같은 중재적 시술이 있다. 우리 몸은 자연 회복력이 있기 때문에 비수술적인 치료와 휴식을 병행하면 대부분은 호전된다.”
-수술을 해야 하는지, 하지 않아도 되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이다. 그 다음에는 MRI 같은 정밀 검사를 해서 병변의 심한 정도를 판단해서 결정한다. 영상에서 나타나는 디스크나 협착이 아무리 심하더라도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이 심하지 않다거나 환자는 심한 증상을 호소하지만 영상학적 검사에서는 심한 병변이 없다면 수술을 하지 않는다. 이럴 때 수술을 하면 증상이 더 안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꼭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는 언제인가. 수술을 한다면 언제 해야 하나.
“보존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심한 통증이 지속되거나, 마비 증상이 생겨 팔다리의 사용이 불편한 경우에 영상학적 검사를 시행한다. 검사에서 척추 불안정증이 존재하거나 신경압박이 심한 경추척수증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신경자극으로 대소변 기능의 장애가 생길 때도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을 해야 한다면 지체 없이 시행을 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수술 후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수술을 받을 경우 1~2일 정도는 침상 안정을 요한다. 이후에는 일상생활을 시작하는데 목 보조기를 4주간 착용을 해야 한다. 그 뒤로 가벼운 스트레칭부터 운동을 시작한다. 운동을 하면 통증이 생길 수도 있고, 불편할 수 있다. 그렇다고 계속해서 더 쉬는 것은 오히려 목을 약하게 만들 수 있다. 적극적으로 운동을 해야 하며, 약해진 목 주위 근력을 키워야 한다.”
-수술 후 재발 가능성은 얼마나 되나.
“재발 가능성은 환자 상태나 수술 방법에 따라 다르지만 5~10% 정도 된다. 수술 후 1년 이내가 가장 많다. 수술 부위의 감염이나 인공 구조물의 탈락 등으로 인해 재수술을 하기도 한다.”
-목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경추 근력강화 운동에는 어떤 것이 있나.
“목 주변은 소근육이 많기 때문에 강화시키는 것보다는 이완이 더 중요하다. 스트레칭 등을 통해서 긴장과 스트레스를 풀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목 근육은 풀어 주는 이완성 운동을 해 주고, 어깨와 팔 그리고 등 근육은 강화시킬 수 있는 운동을 하면 도움이 된다. 헬스장에서 웨이트 운동을 하거나 가정에서 고무밴드 운동을 해도 된다. 요가나 필라테스도 효과가 있다.”
-일상생활에서 경추 질환의 예방법은.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한 자세로 너무 오래 있으면 몸에 무리가 올 수밖에 없다. 일을 하다가도 40~50분 간격으로 스트레칭을 통해 목이나 어깨 관절의 긴장을 풀어 줘야 한다. 평소에 운동을 통해 근육이 약해지지 않도록 관리를 하고, 등산이나 자전거 타기 등 야외 활동할 때에는 부상에 유의한다.” -끝-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