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로 생두 유통 과정 추적, 내년부터 부산서 실증”
4일 ‘커피 넥스트’ 심포지엄
글로벌 커피 생산자 등 참석
글로벌 커피 생산자, 선도기업이 ‘글로벌 커피 허브도시 부산’이 되기 위한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 커피 물류 중심지로서 부산항 배후단지의 가능성, 생두 유통 과정을 블록체인 기술로 추적하고 유통하는 미래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어졌다.
4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롯데호텔 부산 크리스탈 볼룸에서 ‘커피 넥스트:기술이 주도하는 미래’ 심포지엄이 열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부산시,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주최하고 부산테크노파크가 주관한 행사다.
기조연설을 맡은 부산항만공사 연정흠 항만연구부장은 “한중일 동북아시아 커피 무역 규모가 전 세계 커피 무역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크다”면서 “인도, 홍콩,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커피 수요 잠재력이 매우 높은 만큼 동북아시아 커피 물류 허브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연 부장은 또 “부산연구원 연구 결과 생두 가공 비즈니스의 고용 유발효과가 10억 원당 9.654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제조업의 10억 원당 6.238명에 비해 매우 높다”며 “부산항 항만배후단지의 경우 수입 물품을 가공하거나 제조해 바로 수출할 수 있는 만큼 커피산업과 접목할 때 효과가 클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커피산업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시연도 있었다. 현재 부산시가 과기부 공모에 선정돼 개발 중인 ‘스마트 커피 물류 플랫폼’은 블록체인과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신뢰를 높이고 투명한 정보 제공을 목표로 한다. (주)비피앤솔루션 김용길 연구소장은 “커피가 수입되면 제품별로 NFT(대체불가토큰)가 발급되고 이를 통해 생산 관리, 유통 과정을 추적할 수 있게 된다”면서 “올해 중 플랫폼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 실제로 부산에서 실증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글로벌 커피 생산 트렌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파나마 게이샤’ 품종으로 전 세계적으로 고부가가치 커피를 생산하는 파나마 커피 생산자도 부산을 찾았다. 올해 ‘파나마 게이샤 커피’ 경매 1위에 오른 블랙문의 농장주이자 ‘베스트 오브 파나마’ 헌터 테드먼 협회장은 “파나마 커피는 높은 품질을 자랑하는 데다 ‘파나마 게이샤’ 브랜드 개발과 세계적인 스페셜티 커피 붐을 타고 성장했다”면서 “앞으로 한국과 협력할 일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스위스 비영리 국제 개발 기구 ‘스위스 컨택트’의 릴리아 산체스 이글레시아스 온두라스 국가 디렉터는 “전 국토의 74%에 달하는 부지가 커피와 관련이 있고 9만 5000가구가 커피산업에 종사할 만큼 커피는 온두라스 그 자체”라면서 “‘커피도시 부산’을 통해 온두라스 커피를 더 많이 소개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커피 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커피 대회 ‘1st 크랙 커피 챌린지’를 개최하고 있는 일본 네이비블루와 커피 데이터 분석 기술을 제공하는 일본 아지노모토 AGF가 참석했다. 이들은 기술을 활용한 일본 커피산업의 현재에 대해 설명했다.
영상으로 축사를 전한 박형준 부산시장은 “블록체인과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기술이 글로벌 커피산업 성장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글로벌 원두 생산과 유통 모범 사례를 귀담아듣고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 구축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