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제2데이터센터 신설에 진주 지역사회 반발, 왜?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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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세종 지역 설치 검토
인구 유출·일자리 감소 직면
“지역사회와 충분한 논의 필요”

경남진주혁신도시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 김현우 기자 khw82@ 경남진주혁신도시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 김현우 기자 khw82@

경남진주혁신도시에 위치한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가 제2데이터센터 신설에 나섰다. 진주 이외 다른 지역에 제2센터 설립이 검토되는 가운데 지역사회는 일자리 및 인력 유출을 우려하고 있다.

12일 LH에 따르면 LH는 지난달부터 ‘LH 데이터센터 신설 기본계획 용역’ 절차에 착수했다. 현재 공고를 띄운 상태로, 빠르면 이달 중 용역업체와 계약하고 기본계획 수립에 들어간다. 4개월 동안의 용역이 끝나면 내년에는 실시설계에 들어간다.

LH가 제2센터 신설에 나선 이유는 재난 대응 때문이다. 2022년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 먹통 사태가 터지면서 정부는 대규모 시스템 장애를 ‘사회 재난’으로 정의하고 이중화 시설 구축에 나섰다. 또 다른 이유는 제1센터가 처한 한계 때문이다. LH는 현재 본사 4층에 제1센터를 두고 있는데, 해마다 여름만 되면 전력이 달려 ‘셧다운’을 걱정하는 처지다. 건물 설계 당시보다 직원이 500명 가까이 늘었고 설비도 많아지다 보니 전력량이 부족해진 것이다. 올해도 전력 부하율이 적정 수준인 60% 이내를 훨씬 웃도는 65.4%를 기록했다. 시스템 추가 구축 공간도 부족하다. 제1센터의 총면적은 680㎡로 남은 공간은 30㎡ 수준에 불과하다.

제2센터 신설 위치로는 대전과 세종이 검토되고 있다. 정부 통합전산센터 재해복구센터 설립 위치 선정 이격 기준이 150km 이상인 데다 LH 소유 부지도 많다. 수도권과도 가까워 전문업체 입찰 참여가 활발해질 수 있다.

반면, 지역은 인구 유출과 양질의 일자리 감소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LH는 제2센터가 구축되면 제1센터는 재해복구센터로 이중 운영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사실상 제2센터가 메인이 될 가능성이 큰데, 본사 직원과 용역사 직원, 가족 등 200명이 넘어가게 된다. 사실상 공기업 하나가 통째로 이전하는 규모다. LH 관계자는 “아직 이전 대상 업무와 인력 규모는 확정된 게 없다. 경쟁력 있는 서비스 제공을 위해 운영 인력 이전을 검토하되 이동 인력은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역 사회는 반발하고 있다. 수도권과 가까운 지역으로 부서를 옮기는 건 ‘혁신도시법의 맹점을 이용한 꼼수 이전’이라는 지적이다. 앞서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일부 부서를 대전으로 옮기다 지역 반발에 부딪혀 무산된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선 지역 사회와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허성두 경남진주혁신도시지키기 범시민운동본부 공동대표는 “지난 1월 국기연 일부 부서 이전 건으로 속앓이를 했다.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이번 건도 비슷해 보인다. 관련 인력이 신규 데이터센터 쪽으로 옮겨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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