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효율적 항만 통합 막을 마지막 기회, 관련법 개정 막아라 [공공기관 통폐합 후폭풍]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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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 통합 저지” 힘 모은 지역 사회

지역 시민단체부터 항만공사 노조까지
경쟁력 저하 우려하며 통합 추진 반대
항만공사법 개정 전까진 통합 막을 기회
개정안 국회 동의 거쳐 시행까지 1년여
반대 여론 모아 정치권 적극 대응 주문

7일 인천시청 기자실에서 열린 ‘항만공사 통합 추진 철회 촉구 전국 동시 기자회견’에서 인천항발전협의회, 항만관련 단체 및 인천시민단체 대표 등이 정부의 항만공사 통합 추진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부산, 인천, 여수·광양에서 열렸으며 울산에서는 성명서가 배포됐다. 연합뉴스 7일 인천시청 기자실에서 열린 ‘항만공사 통합 추진 철회 촉구 전국 동시 기자회견’에서 인천항발전협의회, 항만관련 단체 및 인천시민단체 대표 등이 정부의 항만공사 통합 추진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부산, 인천, 여수·광양에서 열렸으며 울산에서는 성명서가 배포됐다. 연합뉴스

정부가 전국 4개 항만공사의 일방적 통합을 발표하면서, 해당 지역 시민사회가 일제히 강력한 저지 투쟁에 돌입하는 등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배후산업과 특성이 다른 항만을 하나로 묶는 데 따른 비효율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통합의 최종 관문인 관련 법 개정을 두고 시민사회는 정치권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해양수도부산발전협의회 등 부산 시민단체는 7일 오전 11시께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4대 항만공사 통합 추진을 즉각 철회하고, 항만별 전문성·자율성·책임경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울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지방분권전남연대, 인천항발전협의회 등 부산, 울산, 여수광양, 인천 지역 시민단체 300여 곳은 4대 항만이 있는 부산, 인천, 여수·광양에서 동시다발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울산은 성명서가 배포됐다.

이들은 배후산업과 물동량, 항만 발전전략이 서로 다른 4개의 항만을 하나의 거대 조직으로 묶는 것은 비효율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들은 “항만은 세계의 항만 및 글로벌 선사·화주·물류기업과 경쟁하는 국가 핵심산업”이라며 “현장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항만별 특성에 맞는 투자·개발·마케팅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자율성·책임경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4개 항만공사를 통합할 경우 조직 비대화와 의사결정 지연, 항만별 투자 우선순위 충돌, 지역 특화전략 약화 등으로 오히려 경쟁력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동시 기자회견에 더해 전국 4개 항만공사 노동조합은 정부의 항만공사 통합 추진의 문제점을 알리고, 통합안 철회를 촉구하기 위해 8일 세종시 재정경제부 앞에서 기자회견과 피켓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4개 항만공사 노조는 정부를 상대로 “항만 운영 체계를 바꾸는 중대한 결정이라면 왜 통합해야 하는지, 통합하면 무엇이 얼마나 좋아지는지부터 입증하라”면서 “이미 정부가 2011년 같은 문제를 검토한 결과, 통합의 연간 절감 효과는 50억 원에 불과했으며 통합에 필요한 행정력과 비용을 고려하면 효과가 매우 미미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도 아직 관련법 개정이라는 마지막 절차는 남아 있다. 항만공사법 제4조에는 항만공사는 무역항 별로 설립하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항만공사법이 개정되려면 국회 동의가 필요하고, 개정안과 시행계획 준비 등에 최소 1년 또는 1년 반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해당 지역에서 통합 반대 여론을 한데 집중시켜 반전을 꾀할 수도 있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해당 지역 여·야 국회의원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물론 4대 항만공사 소재지의 지자체장이 모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만큼 정치적 ‘중량감’을 발휘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앞서 부산시의회 해양도시안전위원회는 지난 3일 송상조 부의장이 대표 발의한 ‘전국 4대 항만공사 강제 통합 추진 철회 촉구 결의안’을 원안 채택했고, 여야 시의원 48명이 찬성하며 초당적으로 뜻을 모으기도 했다.

해양수산부는 ‘공공기관 기능개혁 TF’를 7일 발족해, 항만공사 통합을 위한 개정안 등에 대응할 방침이다. TF 발족에 따라, 해수부는 구체적인 기능개혁 로드맵을 수립하고 신속한 이행을 독려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고용승계 △통폐합 전후 불리한 처우 금지 △통폐합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 현장에서 제기될 수 있는 사항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방안이 함께 논의될 계획이다.

한편, 이날 해수부는 해양유물 보존·전시라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해 온 국립해양박물관, 국립인천해양박물관, 국립울진해양과학관을 가칭 ‘한국해양문화진흥원’으로, 연구기능이 중복되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으로, 해상교통안전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과 한국항로표지기술원은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으로 통합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또 항만공사별로 별도로 설립됐 항만보안·관리공사도 가칭 '한국항만보안시설공단'으로 통합된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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