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골든타임 임박한 해양바이오, 부산이 '주인'으로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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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교 국립부경대학교 정보융합대학장

‘바다의 반도체’라 불리는 해양바이오 산업이 글로벌 경제의 새로운 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최근 해양바이오를 미래 신해양산업의 핵심 축으로 지정하고, R&D 투자 확대, 규제 완화, 거점 인프라 구축 등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전국 지자체들 역시 지역의 해양자원을 활용해 고부가가치 의약품, 소재, 식품, 에너지 등을 개발하며 해양바이오 선점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해양바이오 산업은 잠재 가치가 무궁무진하다. 육상 생물자원이 이미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지구 생물종의 80% 이상이 거주하는 바다는 미개발 바이오자원의 노다지다. 극단적인 환경에서 자라는 해양생물 특유의 생리활성 물질은 헬스케어, 신약 개발, 친환경 소재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확장성이 폭발적이다.

이러한 국면에서 부산은 전국 어느 지역과도 비교할 수 없는 절대적인 ‘필요충분조건’을 모두 갖춘 도시다.

우선 인프라 측면에서 해양수산 분야 국책 연구기관과 공공기관이 밀집해 있다. 여기에 대형 대학병원과 산학연 연계가 가능한 주요 대학들이 인접해 있어 기술 개발부터 임상, 제품화, 사업화까지 이어질 수 있는 완벽한 생태계적 잠재력을 지녔다. 물류와 입지적 이점까지 감안하면 부산은 대한민국 해양바이오 산업의 컨트롤타워이자 글로벌 허브가 되기에 최적의 요람이다.

하지만 현실은 안타깝게도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하고 있다. 거창한 수식어와 가능성만 논할 뿐, 산업 생태계를 하나로 묶어 구체적인 결실을 만들어내는 ‘엔진’이 작동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그 사이 타 지자체들은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특화 지구를 지정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고 있다.

부산이 해양바이오 산업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두 가지 전환이 시급하다.

첫째, 바이오산업 전체를 바라보는 인식의 대전환이다. 해양바이오를 단순한 전통 수산가공업의 연장선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첨단 기술과 바이오 헬스케어가 융합된 고부가가치 미래 산업으로 인식하고, 이에 걸맞은 투자와 지원 정책이 이뤄져야 한다. 지자체와 지역 사회 전체가 해양바이오의 가치와 골든타임의 시급성을 명확히 인지해야 할 때다.

둘째, 산업 생태계를 총괄 집행할 ‘전담 부서(조직)’의 신설이다. 아무리 좋은 재료와 뛰어난 원천 기술이 있어도 이를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산·학·연·병·정을 하나로 묶어줄 책임 주체가 없으면 동력을 얻지 못한다. 연구기관의 기술과 대학병원의 임상 자원, 대학의 인재, 기업의 자본을 유기적으로 엮어내고 해수부 등 중앙정부의 정책을 신속하게 유치·집행할 수 있는 전담 기구가 반드시 설치되어야 한다.

해양바이오 산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전국적인 주도권 싸움은 이미 시작되었다. 여기서 더 머뭇거린다면 부산은 천혜의 자원과 완벽한 인프라를 갖고도 타 지자체의 뒤를 쫓는 ‘만년 후발주자’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부산이 진정한 ‘글로벌 허브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마지막 단 하나의 열쇠, 그것은 해양바이오 산업에 대한 확실한 정책적 결단과 이를 견인할 전담 조직의 신설이다. 더 늦기 전에, 부산이 가진 바다의 진짜 가치를 찾아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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