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검찰 개편,제도의 무게 헤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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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는 사헌부, 의금부가 고위 관료의 비위를 감찰하고 중대한 범죄사건을 조사했다. 형조와 포도청은 형률, 형벌을 관장하고 범인을 추적·체포하거나 도성의 치안을 담당했다. 오늘날의 검찰과 경찰이 이들 기관을 그대로 계승한 것은 아니나, 권력의 비리를 감시하고 범죄를 수사하며 사회질서를 유지하려는 국가 기능은 여러 제도적 변화를 거쳐 현대 형사사법체계로 이어져 왔다.

권력형 비리와 중대범죄에 대응하는 기능, 민생범죄를 예방하고 범인을 체포하는 기능은 역사 속에서 오랫동안 분화·발전해 왔다. 오늘날의 검찰과 경찰 역시 국가 사법제도의 경험과 시행착오 위에서 형성됐다.

검찰청을 폐지하고 수사와 기소 기능을 분리하는 개편은 단순한 명칭 변경이 아니다. 국가의 중대범죄 대응 체계와 권력 감시 구조를 근본적으로 설계하는 중대한 제도 변화다. 수사권과 기소권의 집중을 막고 기관 간 견제를 강화한다는 취지는 검토할 가치가 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축적된 검찰의 수사 경험과 전문성, 조직적 책임체계가 약화될 가능성도 함께 살펴야 한다.

특히 현직 대통령과 여권 관계자들을 수사했던 검찰 조직을 해당 정부가 폐지하는 상황에서는 개혁이라는 취지만으로 국민의 의구심을 해소하기 어렵다. 이러한 개편이 공정한 형사사법제도를 만들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 기능을 약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인지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다.

검찰제도에 문제가 있다면 권한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정치적 중립성과 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 문제 있는 권한을 고치는 것과 국가 수사기관의 조직과 역량을 급격히 해체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충분한 검증과 국민적 합의 없이 추진되는 급격한 조직 개편은 국가 형사사법체계 전체를 대상으로 한 위험한 실험이 될 수 있다. 이종건·부산 남구 전포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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