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한 ‘테러 자작극’ 파문에 정치권 “경찰, 개혁신당 책임져야”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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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한 자작극 자백 놓고 정치권 공방 확산
김미애 “경찰, 증거 확보하고도 늑장 대응”
이준석 “사전 인지 못해”…공천 관리 강화 약속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피습 자작극 혐의를 받는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가 8일 부산지방법원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위해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피습 자작극 혐의를 받는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가 8일 부산지방법원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위해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개혁신당 정이한 전 부산시장 후보의 ‘테러 자작극’ 자백이 정치권 공방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경찰의 늑장 대응 경위와 개혁신당의 인지 시점 공개를 압박한 데 이어, 국민의힘 의원들도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사전 인지 사실을 부인하고, 사후 후보 공천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미애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 전 후보의 테러 자작극 의혹과 관련해 경찰의 늑장 대응을 지적했다.

그는 “경찰은 5월에 이미 정 전 후보를 소환 조사해 자백 진술을 확보했고 범행을 모의하는 CCTV 등 주요 증거도 확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며 “그렇다면 왜 경찰은 당시 신속히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거나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는지, 이유를 국민 앞에 낱낱이 설명하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개혁신당을 향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정 전 후보는 자신을 피해자로 포장하고 유권자의 감정 호소에 표를 얻으려 한 기만행위를 했다”며 “이번 사건은 단순한 형사사건이 아니다. 개혁신당은 5월 당시 이 사건의 실체를 어디까지 알고 있었고 보고받았는지 분명히 밝히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같은 당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신선한 세대교체를 내세웠던 정치 신인의 이면이 치밀하게 계산된 대국민 기만극이었다는 사실에 부산시민들은 깊은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며 “정 씨는 범행을 자백한 이후에도 후보 사퇴는커녕 목 보호대를 한 채 보름이 넘도록 태연하게 선거운동을 이어가 유권자들을 기만하고 우롱했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경찰의 수사 행태를 비판했다. 그는 “이번 사태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범죄 사실을 모두 인지하고도 이를 방치한 경찰의 수사 행태”라며 “유권자들은 선거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투표해야 했고, 경찰은 선거가 끝난 뒤에야 강제수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이어 “왜 유권자들은 중대한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를 차단당한 채 한 표를 행사해야 했는가. 이는 단순한 수사 지연을 넘어 명백한 공권력의 선거개입이자 직무유기이며,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한 중대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정 전 후보의 ‘테러 자작극’에 대한 자백을 받았음에도 지방선거 기간 동안 이를 공개하지 않은 경찰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경찰은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 당선을 위해 정 전 후보 소환도 공개하지 않고 사건 처리도 미뤘다”며 “보수표 분산을 노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경찰이 자백받았다면 선관위에 통보하고 그 즉시 국민에게 알려야 했다”며 “정 전 후보가 범죄 자백을 하고도 선거를 완주하도록 도와 범죄 의도대로 보수표를 나눠 가져가도록 했다. 경찰 공권력의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정 전 후보의 자작극 자백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한성숙 국무총리 예방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정 전 후보가 자작극을 인정했다는 보도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8곳에서 광역단체 후보가 나왔고, 특별히 어디를 편중해서 지원하거나 관심 가진 일이 아니어서 개별적으로 파악하지 않았다”며 “인지할 수도 없었고, 인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 차원의 진상조사 여부에 대해서는 “정 후보 측에서 진상조사에 응해야 하는데 탈당해서 강제권이 없어 제한적”이라며 “압수수색 당일까지 부산 캠프에 있던 사람들도 무슨 일인지 몰랐다고 한다. 그 사람들에게 물어봤지만 답을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닌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 자릿수 후보를 공천하다 보니까 그중 특이한 사례가 발생했고,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후 후보 공천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부산 시민이 투표권을 강탈당했다고 비판한 데 대해 “정 후보가 속인 것을 속았다고 표현할 수는 있다”면서도 “한 의원이 계속 언급하는 이유는 다른 목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래 직업이 뭔지 알지만, 그런 식으로 삐딱한 눈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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