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식 거제·미완성 통영·완전체 고성…전반기 원 구성 우려·기대 교차
민선 9기 전반기 기초의회를 이끌 거제시의회 안석봉 의장, 통영시의회 전병일 의장, 고성군의회 정영환 의장. 부산일보DB
7월 1일 출범한 민선 9기 기초의회가 여야 간 감투싸움으로 시작부터 파열음을 내고 있다.
특히 경남의 이웃 지자체인 거제시와 통영시 그리고 고성군은 상반된 출발 탓에 지역 사회의 우려와 기대와 엇갈리는 모양새다.
거제시의회는 회기 내 원 구성은 마쳤지만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이 의장과 상임위원장 3석을 독식하면서 앙금을 남겼고, 통영시의회는 마지막 퍼즐인 의회운영위원회 구성을 놓고 갑론을박하다 끝내 마침표를 찍지 못한 탓에 당분간 파행이 불가피해졌다.
반면, 고성군의회는 의장과 부의장을 의원 만장일치로 선출한 데 이어 상임위원장 선출까지 무난히 마무리하면서 대조를 이뤘다.
제10대 고성군의회는 8일 개원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사무과 제공
고성군의회는 8일 제310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어 의회운영위원회, 기획행정위원회, 산업경제위원회 3개 상임위 구성과 위원장 선거를 치렀다.
제10대 고성군의회는 국민의힘 6석(비례대표 1석), 민주당 3석(비례대표 1석), 무소속 2석 구성이다.
재석의원 전원 투표에서 각각 이은호 의원, 손상재 의원, 김석한 의원이 전반기 상임위를 이끌게 됐다.
군의회는 전날 의장·부의장 선거에서도 국민의힘 정영환 의원과 우정욱 의원을 재적의원 만장일치로 선출했었다.
민선 9기 출범 이후 지방권력이 재편되면서 지방의회 곳곳에서 원 구성을 둘러싼 여야 간 신경전이 가열되고 와중에 별다른 잡음 없이 원 구성에 마침표를 찍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이정표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이웃한 통영과 거제는 사정이 다르다.
제10대 거제시의회는 지난 1일 개원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사무국 제공
거제시의회는 임기 개시 첫날인 지난 1일 제263회 임시회를 열어 당일 안석봉 의장과 임수환 부의장을 선출했다.
이어 3일 이미숙 의회운영위장, 한은진 행정복지위원장, 이태열 경제관광위원장 선출까지 끝내며 전반기 원 구성을 완료했다.
얼핏 무난한 출발로 보이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부의장을 제외한 의장단 4석을 민주당이 독식한 탓이다.
이에 반발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보이콧을 선언하고 본회의장을 나가자 민주당은 단독으로 투표를 진행해 선거를 끝냈다.
재적의원 16명 중 민주당이 10명으로 과반이기에 가능한 장면이었다.
이 과정에 민주당이 행정복지위원회 과반 우위를 확보하려 국민의힘 김영규 의원을 경제관광위원회로 강제 조정한 추천안을 상정했다가 본회의에서 부결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통영시의회는 더 심각하다.
사실상 여야 동수 구도에 의회 운영 전반을 총괄·조정하는 의회운영위원회 구성을 놓고 갑론을박하다 회기를 마치지 못한 상태로 무기한 휴회에 들어갔다.
통영시의회는 지난 6일 제244회 1차 본회의를 열어 전반기 의장과 부의장 그리고 기획행정위원장, 산업건설위원장을 선출했다.
이번 통영시의회는 전체 14석 중 민주당 7석(비례대표 1석), 국민의힘 6석(비례대표 1석), 무소속 1석 구성이다.
그런데 국민의힘 공천 배제에 반발해 탈당 후 무소속으로 당선된 전병일 의원이 국민의힘에 힘을 보태기로 하면서 사실상 여야 동구 구도가 만들어졌다.
이로 인해 3선의 민주당 정광호 의원과 4선의 전병일 의원이 맞붙은 의장 선거에서 3차 결선 투표까지 ‘7 대 7’ 동표가 나왔다.
의장단 선거는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 득표로 당선된다.
동표일 땐 다선, 연장자순으로 당선자를 가리는 회의 규칙에 따라 선수에서 앞선 전 의원이 당선인으로 결정됐다.
부의장 선거에선 3선의 민주당 김혜경 의원2차 투표에서 9표를 얻어 과반 득표에 성공하며 마침표를 찍었다.
기획행정위원장과 산업건설위원장 역시 3차 투표 끝에 민주당 김순덕 의원과 김용안 의원이 연장자, 다선 규칙에 따라 최종 승자가 됐다.
통영시의회는 6·7일 임시회를 열어 제10대 전반기 의장단 선거를 치렀다. 첫날 의장과 부의장, 기획행정위원장, 산업건설위원장은 선출했지만 의회운영위원장은 위원회 구성을 둘러싼 여야 간 대립으로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사무국 제공
그런데 의회운영위원회 구성을 놓고 여야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끝내 결론을 내지 못했고, 뒷날 오전 개원식 후, 오후에 2차 본회의를 열어 마무리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날도 양측의 신경전은 계속됐다.
지방자치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다수당 지위를 꿰찬 민주당이 3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가져가려 뒤늦게 운영위 배정을 바꾼 것을 놓고 여야 간 날 선 공방이 이어졌다.
결국 한차례 정회에도 양당이 접점을 찾지 못하자 전병일 의장은 양당 합의가 이뤄지면 3차 본회의를 열기로 하고 산회를 선언했다.
전 의장은 “합의할 시간을 준 것”이라며 “입장 차가 커 이번 주 중엔 (개의가) 힘들 듯하다”고 말했다.
시작부터 정쟁에 매몰된 시의회를 두고 지역 사회에선 볼멘소리가 나온다.
한 시민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은 경기에 고물가까지 겹쳐 서민들은 죽을 맛인데, 민의를 대변해야 할 정치인들은 자리싸움만 하고 있다”면서 “지방의회 무용론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닌 듯하다”고 꼬집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