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원수에게만 권한다는 지주택, 정보 공유·소통으로 성공”
이종웅 화인도시개발 대표
박병옥 뉴태양부동산중개 대표
지역주택조합 4곳 성공시킨 부부
소통 원칙 지켜 조합원 갈등 해소
화인도시개발 이종웅(왼쪽) 대표와 뉴태양부동산중개법인 박병옥 대표. 김종진 기자 kjj1761@
“원수랑 이혼한 전 배우자한테만 권하는 게 지역주택조합이라면서요?”
부부는 이 같은 ‘셀프 디스(스스로 깎아내림)’로 시작할 만큼, 지주택에 대한 부정적 시선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일부 ‘불량’ 지주택에 대해서는 이 같은 사실을 일정 부분 인정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부부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그래서 성공률이 20%에도 이르지 못한다는 지주택 4곳을 입주까지 성공시켰고, 최근 5번째 지주택 사업 수행을 위한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화인도시개발 이종웅 대표, 뉴태양부동산중개법인 박병옥 대표 부부는 지금도 부울경 곳곳의 지주택 조합 관계자로부터 사업 대행을 맡아 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엔지니어 출신인 남편 이 대표는 주로 인허가를 담당하고 있고, 아내 박 대표는 분양과 행정을 맡고 있다.
“지주택의 경우 입찰보다 사업장의 조합장이나 임원들이 잘하는 업무대행사를 찾아가는 경우가 많아요. 저희 회사로도 부산의 지주택에서 많이 찾아오는데, 사업장의 상황을 보고 결정하죠. 그래도 조합총회에서 최종 결정을 해야 계약이 체결돼요.”
이 대표는 부산과 같은 대도시의 지주택 성공률이 떨어지는 이유는 필지 수가 많아 토지 매입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해만 해도 성공률이 높은 편이에요. 김해는 토지 소유자가 100명이라 하면, 부산과 같은 대도시로 올수록 소유자가 400명, 600명으로 늘어나요. 도심일수록 까다로운 소유주들이 많아 토지 매입이 더 어렵고요. 지주택 성공의 열쇠는 결국 토지 매입이거든요.”
토지 100%가 빠르게 확보되지 않고 사업이 지지부진해지면, 5%만 모자라도 매도청구 소송 등 각종 송사로 사업 기간이 길어지며 금융비용 등 각종 비용이 눈덩이처럼 커지게 되고, 결국 사업 성공률은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박 대표는 “다들 지주택이 뭔지 모르고 다른 곳은 분양가가 1500만 원인데 여긴 1000만 원이네 하고 싸니까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사업 추진 과정에서 처음 안내 받은 분담금보다 공동분담금이 더 붙는 경우도 많아 이해를 충분히 한 뒤 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비업 면허도 가진 이 대표가 특히 더 ‘남들 시선이 따가운’ 지주택에 애정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을까. “업계에 있다 보니 지주택 조합원들의 피눈물 나는 고통을 자주 보게 됐어요. 더 열악한 지역에서, 누군가의 장난질 때문에 피해자가 양산되는 경우도 봤고요. 그래서 정비업체들은 지주택에 손을 잘 안 대려고 하거든요. 근데 제가 직접 성공시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뭐든 원칙대로 하되,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하자는 철칙을 지켰더니 일이 풀렸어요.”
어떤 사업장에서는 한 사안을 가지고 간담회를 스무 차례 진행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조합총회는 조합원만 참여할 수 있지만 간담회는 가족들을 모두 오라고 해 몇 시간이고 서로 오해가 없도록 소통을 했다”며 “진정성 있게 소통하고, 원칙대로 풀어냈더니 결국 되더라”고 했다.
이들 부부가 특별한 건, 이렇게 사업을 함께하는 것도 모자라 동아대 부동산대학원에 입학해 지난 5년간 석사, 박사 과정까지 함께했다는 데 있다. 부부는 오는 8월 나란히 박사 학위를 받을 예정이다. 이 대표는 현장 경험을 살려 ‘지역주택조합에서 시공자와 조합 간의 갈등 해소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박 대표는 ‘부동산거래당사자의 거래유형 선택결정요인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을 예정이다. 박 대표 연구는 부동산 직거래에 대한 연구다. 부부는 “두 연구 모두 현장에서 고통받고 있을 누군가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