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국제 유가 상승, 대중교통 출퇴근으로 극복해야
김성근 (사)ESG시민운동본부 이사장·신라대 기업경영학과 교수
최근 국제 유가가 다시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동지역 군사적 긴장, 산유국 감산 정책 등이 겹치면서 국제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은 단순한 기름값 인상을 넘어 물가 상승, 물류비 증가, 기업 부담 확대, 서민경제 악화로 이어지는 심각한 문제다.
우리나라는 원유와 천연가스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는 에너지 수입국이다. 국제 유가 상승은 국가 경제 전체의 부담으로 직결된다. 부산 역시 예외가 아니다. 출퇴근 시간 반복되는 교통 정체는 연료비 증가뿐 아니라 시간 손실과 환경오염까지 초래하고 있다. 이제는 국제 유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생활문화와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그 핵심은 출퇴근 대중교통 이용 확대다.
대중교통은 승용차보다 훨씬 에너지 효율이 높다. 승용차 한 대가 한 사람을 태우고 이동하는 것보다 도시철도 한 편성이 수백 명을 동시에 수송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이다. 특히 부산 도시철도는 하루 평균 약 89만 명이 이용하는 부산시민의 핵심 교통수단이다. 출퇴근 시간만이라도 승용차 대신 도시철도와 버스를 이용한다면 교통 혼잡 완화는 물론 연료 소비 절감과 탄소배출 감소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교통정책이 아니다. 국가 에너지 위기 대응 전략이자 ESG 실천이다. 출퇴근 대중교통 이용은 시민 누구나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탄소중립 실천 방법이다. 필자 역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도시철도와 버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주유해도 생활에 큰 불편이 없다. 작은 생활습관의 변화가 에너지 절약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정부의 K-패스와 부산시 동백패스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시민들은 교통비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도시는 승용차 이용 감소와 탄소배출 저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서민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매우 실효성 높은 정책이다.
부산은 전국 최초로 ESG시민운동 조례를 제정한 도시다. 가까운 거리 걷기, 텀블러 사용하기, 대중교통 이용하기와 같은 생활 속 실천이 ESG시민운동의 출발점이다. 출퇴근 시간 승용차 한 대를 줄이는 일은 국가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실천이자 탄소중립을 앞당기는 행동이다.
다만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바로 도시철도 무임수송 손실 문제다. 노인 무임승차 제도는 이동권 보장과 복지 향상을 위한 국가 정책이다. 그럼에도 비용 부담은 지방 도시철도 운영기관이 떠안고 있다.
부산교통공사는 매년 막대한 무임수송 손실을 부담하고 있으며, 고령화가 심화될수록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국가가 결정한 복지정책의 비용을 지방 공기업에만 부담시키는 현재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이제 정부가 결단해야 한다. 도시철도 무임수송 손실에 대한 국비 지원을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재정 지원이 아니라 시민 이동권 보장, 도시철도 지속 가능성 확보,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필수 정책이다.
국제 유가 상승 시대에는 에너지 절약형 교통체계 구축이 곧 국가 경쟁력이다. 시민은 대중교통 이용 확대를 통해 에너지 절약과 탄소중립에 동참하고, 정부는 무임수송 국비 지원을 통해 도시철도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해야 한다. 국제 유가 상승 위기를 생활 속 대중교통 이용 확대를 통해 극복해 나갈 때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의 미래도 더욱 가까워질 것이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