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맥 검사 전 커피 3잔 마시고 밤새라"… 사기 주도 보험설계사 징역 3년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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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법원종합청사 전경. 부산일보 DB 부산법원종합청사 전경. 부산일보 DB

병원에서 허위로 부정맥 진단을 받는 요령을 고객에게 알려주고 보험금을 받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보험설계사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설계사는 병원 진술 요령부터 검사 전 행동 지침, 보험사 대응 방식까지 공유하며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지법 형사 6단독(김민지 판사)은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A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함께 기소된 B씨 등 고객 4명 중 1명에게는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나머지 3명에게는 징역 6개월~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3년을 선고했다.

A 씨는 국내 한 보험사 소속 보험설계사로 근무하면서 2022년부터 2025년까지 B 씨 등 고객들에게 허위로 부정맥 진단을 받는 방법을 알려주고 보험금을 청구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30명이 넘는 보험계약자들이 A 씨의 제안으로 여러 개의 보험상품에 가입한 뒤 병원에서 허위 부정맥 진단을 받아 챙긴 보험금만 10억 원이 넘는다. A 씨는 해당 보험금의 일부를 수수료 명목으로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부정맥은 심장 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지거나 늦어지는 등 불규칙해지는 증상이다. A 씨는 이런 사실에 착안해 ‘부정맥 진단 매뉴얼’을 만들어 고객들과 공유하면서 보험금 청구 과정 전반을 관리했다.

매뉴얼에는 병원 접수나 진료 시 ‘가슴이 두근거리고 답답하다’ ‘가만히 앉아있어도 그런 증상이 간간이 있다’는 증상 설명 방법이 담겼다.

특히 초음파와 심전도 검사 등을 앞둔 전날에는 에스프레소 3잔과 에너지 음료를 마신 뒤 밤을 새우고 병원에 가야 검사 시 이상 소견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줄넘기, 스쿼드, 계단 걷기 등을 통해 심박수를 불규칙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잠도 자지 말고 줄담배를 피우라는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A 씨는 고객들에게 부정맥 진단이 잘 나오는 특정 병원을 소개했고, 보험사의 ‘보험사기 리스트’에 오르지 않도록 보험금 수령 이후 대응 요령 등도 상세히 알려줬다.

김 판사는 “보험사기 범행은 합리적 위험의 분산이라는 보험제도의 목적을 해치고 다수의 보험 가입자에게 그 피해를 전가해 보험이 갖는 사회적 기능을 해하는 등 폐해가 크므로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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