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 성과급 못 받으면 일할 동기 떨어진다는 삼전 노조위원장
로이터, 협상 회의록 보도
메모리 600%·파운드리 50~100% 성과급 제안
삼성전자 노사가 마라톤협상에도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21일 예고된 총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간 13일 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 본사 모습. 연합뉴스
로이터통신이 16일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사업부에 600%대 성과급을 제안한 반면 비(非)메모리 반도체 부문에는 최대 100% 수준의 성과급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이 입수한 임금 협상 회의록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3월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 메모리 사업부 직원들에게 연봉의 607% 수준에 달하는 성과급을 제시했다. 반면 DS 내 적자 사업부인 파운드리와 시스템LSI에는 50∼100%의 성과급을 책정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은 크게 데이터 저장장치를 주력으로 하는 메모리 사업부와 칩 설계 및 위탁생산 등 시스템 반도체를 아우르는 시스템 LSI·파운드리 사업부로 나뉜다. 이중 메모리 사업부는 최근 인공지능(AI) 붐을 타고 막대한 이익을 냈지만, 시스템 반도체 부문은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사측 대표교섭위원인 김형로 부사장은 회의록에서 “시스템 반도체 사업부는 수조 원의 손실을 기록했고 솔직히 우리 회사가 아니었다면 그들은 아마도 파산했거나 문을 닫았을 것”이라며 “성과급 지급을 어떻게 정당화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러나 노조 측은 이 같은 성과급 격차가 ‘2030 시스템 반도체 1위’라는 회사 비전을 흔들고 직원 이탈을 부추길 것이라며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승호 노조위원장은 회의록에서 “메모리 사업부는 성과급 5억 원을 받는데 파운드리 사업부는 8000만 원만 받는다면, 그 직원들이 계속 일할 동기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노조는 영업이익 15%를 반도체(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에 대한 성과급으로 고정 지급하고 ‘연봉 50%’ 상한 폐지를 제도화할 것을 일관되게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 측은 기존 경제적부가가치(EVA) 기준의 OPI(초과이익성과금) 제도를 유지하되, DS 부문에 특별 포상을 추가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자신들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오는 21일부터 내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강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시장 안팎에서는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발동 시 30일간 쟁의행위가 금지되고, 중노위 조정 및 중재 절차가 진행된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