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 시설 복구에 시간 소모…항공유 안정 오래 걸릴 듯”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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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지역 원유 생산 시설, 복구에 많은 시간 필요
IATA 사무총장 “항공유, 높은 가격 계속 유지할 것”

인천공항 계류장 모습. 연합뉴스 인천공항 계류장 모습. 연합뉴스

이란전쟁이 끝나도 항공유 가격 정상화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 원유 공급량의 10%를 감당하던 유전 시설이 이번 전쟁 과정에서 공격 받은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원유 공급 시설 복구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항공업계에서도 항공유 가격 정상화에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는 모습이다.

유전 시설의 경우 한 번 가동을 중단하면 재가동하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원유 생산이 멈춘 기간 동안 지하에서 원유를 끌어올리는 데 사용했던 압력이 부족해지거나 배관에 찌꺼기가 굳을 수도 있고, 황화수소 등이 밸브를 부식시킬 수도 있다. 이번 전쟁에서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은 쿠웨이트 유전 시설의 경우 이전 수준의 생산 능력을 회복하는 데 3~4개월은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보도에서 “(중동지역 원유시설이 생산능력을) 회복되는 데는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며 “원유 인프라를 완전히 복구하는 데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이란 드론 공격을 받았던 사우디아라비아 정유시설에 대해서도 전문기관의 분석을 인용해 완전 회복에 1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올 연말까지 원유 가격이 배럴당 80달러를 유지해 올해 초 65달러 수준을 계속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원유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항공유 가격 정상화에도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윌리 월시 사무총장은 8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기자들에게 “(이란전쟁 일시 휴전으로) 원유 가격이 16% 하락했으니 항공유 가격도 비슷한 폭으로 떨어질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여전히 높은 가격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이는 항공권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불가피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월시 사무총장은 “중동의 (석유)정제 능력 차질을 고려하면 필요한 공급량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는 여전히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면서 “몇 주 안에 회복될 것 같지는 않다”고 관측했다. 월시 사무총장은 단기적인 항공유 공급 부족 위험이 여전한 가운데 이런 위험에 아시아 지역이 가장 취약하고, 그다음으로 아프리카·유럽 순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현재 정제 마진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정유사들이 항공유 생산량을 늘릴 유인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원유 공급이 재개되면 한국·중국 정유사들이 항공유 등 정제유 수출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행사에서 차이 앰시리 타이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유가 충격이 자신의 40여년 항공업계 경력 중 최악이라면서 “파괴된 기반 시설이 문제다. 모든 공급, 시설, 정유시설, 기반 시설을 복구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나사루딘 바카르 말레이시아 항공 CEO도 “전쟁이 끝나더라도 가격이 안정되기까지는 수개월이 더 걸릴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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