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되는 트럼프 파병압박에 '신중론' 유지하는 청와대
국민안전·국익에 민감…주변국 대응 지켜볼듯
청해부대 파견 위한 '국회 동의' 여부도 논란
16일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구 규탄 및 파병 반대 긴급 기자회견.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해협 군함 파견을 거듭 압박하는데 대해 청와대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청와대는 “한미 간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충분한 논의를 한 뒤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주변국들의 대응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17일 SBS 뉴스브리핑에 나와 미 측의 요청에 대해 “신중히 대응한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도움을 요청한 대부분의 국가, 중국은 당연히 거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영국과 프랑스, 일본조차도 부정적 입장이 팽배한 것 같다”고 했다.
홍 수석은 “우리 정부도 전투 병력 파병 문제는 상당한 숙고가 필요하다”며 “한미 관계 뿐 아니라 국내 정치적 협의 과정도 매우 중요해 두 가지 다 고려해 심사숙고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SNS 메시지 외에 미국의 공식적인 요청이 없었기 때문에 구체적인 반응을 정하기보다 진의 파악에 주력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 안전과 국익에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극도로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하는 것이다.
따라서 당분간 신중론을 유지하면서 미국의 의도를 파악하는 한편 중국·일본 등 비슷한 압박에 직면한 주변국의 대응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며 대응 방향을 조율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아덴만에서 활동 중인 청해부대의 작전 임무 구역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호르무즈해협에 파병할 경우 ‘국회 동의’가 필요한지를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청해부대 파병 동의안에 명시된 파견 지역은 아덴만 해역 일대여서 호르무즈해협에서 활동하려면 국회 비준동의를 다시 받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유사시 우리 국민 보호 활동 시에는 지시되는 해역 포함’이라는 문구가 있어 별도의 절차 없이 호르무즈해협에서 작전할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